블룸버그 "亞 AI 대장, 中소프트웨어→韓하드웨어…삼성·SK 장악"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알리바바·텐센트 첫 추월
메모리 반도체 특유의 극심한 사이클 노출 위험 지적도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현황이 표시되어 있다. 2026.2.3/뉴스1 ⓒ News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아시아 기술 투자의 무게중심이 중국의 소프트웨어(플랫폼)에서 한국의 하드웨어(반도체)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무게중심이 인프라 구축으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시가총액으로 제치는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3일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장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1조 1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대표 빅테크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합산 시가총액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른 수치다.

이번 역전에 대해 블룸버그는 단순한 주가 등락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로 해석했다. 그동안 아시아 기술주를 상징했던 중국의 전자상거래 및 소셜미디어(플랫폼) 기업들이 지고, AI 구동의 필수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AI 투자 광풍이 인프라(하드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산업 공급망의 한가운데 위치한 한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최대 수혜를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30%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한국산 메모리 칩을 '부르는 게 값'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를 두고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 소모품에서 '전략 자산'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 빅테크들은 미국의 강력한 기술 제재와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이핑 리아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한국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두 기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공급망에 깊숙이 결합한 반면, 중국은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자급자족)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것이 두 나라 기업의 주가 차별화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특유의 극심한 '실적 사이클(Boom and Bust)'에 노출된 반면,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성 대결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