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틀렸고 트럼프가 옳다"…연준의장 후보 워시의 금리인하론

과거 연준 이사 시절 '매파' 성향이었으나 최근 '저금리' 돌아서
"양적 긴축으로 재무부와 공조시 장기물·주담대 금리 인하 가능"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에게 좌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파월의 나쁜 정책이 미국의 '경제 붐(Economic Boom)'을 가로막고 있다." (2025년 7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 ⓒ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가 트럼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 논리다.

워시는 시장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트럼프가 오매불망 원하는 '저금리' 목표를 달성할 독창적 해법을 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이것이 트럼프의 낙점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언뜻 보기에 워시는 그야말로 정통 '매파'다. 그는 2010년 벤 버냉키 의장 시절 연준 이사로 있던 중, 연준이 2차 양적완화(QE2)로 돈을 풀려 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새로운 침체(The New Malaise)'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어 반기를 들었다.

당시 그는 "중앙은행이 억지로 금리를 낮추는 건 저축하는 사람들의 돈을 뺏는 '금융 억압'"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결국 그는 "나쁜 정책에 동참할 수 없다"며 임기를 7년이나 남기고 제 발로 연준을 떠났다.

그렇다면 '돈 풀기'를 싫어하는 워시가 매일같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월가는 '파월 지우기'와 '규제 완화'라는 교집합에 주목한다. 워시는 지난해 7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고금리의 원인은 파월의 방만한 돈 풀기"라고 규정하며 트럼프의 편에 바싹 다가섰다.

그는 "연준이 돈을 찍어내는 기계(Printing press)를 멈추고 대차대조표를 수조 달러 줄이면, 물가가 잡히면서 오히려 시장 금리는 뚝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종의 '양적 긴축'으로 시장 금리를 낮추겠다는 역설적인 논리다.

워시는 인위적인 '돈 풀기'로 금리를 낮추는 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본다. 오히려 연준이 긴축을 통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면, 시장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사라지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같은 장기 금리는 자연스럽게 내려간다는 '신뢰의 경제학'을 주창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과거 주력 사업이었던 부동산 안정화 논리와 맞닿아 있다. 워시는 당시 인터뷰에서 "금리 정책은 곧 주택 정책"이라며 "파월의 실패로 30년 모기지 금리가 7%에 육박해 서민들이 집을 못 사고 있다. 내가 연준을 맡아 대차대조표를 줄이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공조하면 금리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5월 퇴임 후에도 이사직으로 잔류할 경우, 워시 신임 의장과 상당한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워시는 지난 2024년 5월 CNBC 인터뷰에서 "파월의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이라는 핑계로 백미러(후행적 지표)만 보고 운전한다"며 "진정한 중앙은행가는 미래를 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파월은 매번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22년 WSJ 기고문에서는 "2% 물가목표에 집착하지 말라"며 "인플레이션은 금리 조작만으로 잡을 수 없다. 정부 지출을 줄이고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워시는 지난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 연준에는 현대 경제를 모르는 낡은 사고방식이 가득하다"며 "사람을 싹 바꾸는 정권 교체(Regime Change)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실상 연준의 전면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셈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