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릭 리더, 거대한 비둘기…인플레 종식 선언에 불안하다"

칼럼서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 릭 리더 경제관 분석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차기 의장 1순위로 급부상한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거대한 비둘기(massive dove)"라고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비유했다. 비둘기는 통화정책상 금리인하 지지 성향을 뜻한다.

FT의 간판 칼럼인 '언헤지드(Unhedged)'는 28일(현지시간) 리더가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신중함과는 거리가 멀다며 리더의 과거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FT가 리더를 '거대한 비둘기'로 규정한 것은 그가 상당히 공격적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의장이 된다면 시장은 환호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이라는 '잠자는 사자'를 깨울 위험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FT는 우려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연준 금리가 4.25%였을 당시 리더는 "금리를 낮춰야 주택 공급이 늘어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잡힌다"는 논리를 펼쳤다.

특히 그는 "기준 금리를 3.25%까지 낮춰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율보다 높기 때문에 실질금리는 플러스"라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을 적정 금리로 보고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이 적정 금리를 3%대 중반으로 고민할 때 리더는 3%를 적정 금리로 봤다.

리더에게 2026년 미국 경제의 핵심 문제는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노동시장이다. 그는 올해 전망 보고서에서 "인플레 폭풍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 노동시장의 함정(potholes)을 피하는 게 연준의 의무"라고 봤다.

"연준이 나랏빚 걱정까지?"…트럼프가 반할 '위험한 생각'

FT가 더 주목한 대목은 리더의 국가 부채 관련 발언이다. 리더는 최근 토론에서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정부의 이자 비용이 매년 1000억 달러씩 늘어나고 있다"며 "금리를 내려서 부채 비용을 줄이고 성장을 일으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이에 대해 "마치 연준이 재무부의 국가 부채 관리를 도와야 한다고 리더는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통화정책'을 정부의 '부채 관리' 수단으로 쓰자는 발상은 연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FT는 "일반적인 연준 의장이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냈다면 사람들은 기겁(freak out)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아이디어를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의 '저금리 압박'과 리더의 '부채 관리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얘기다.

FT "트럼프 꼭두각시는 아니지만 우리는 불안하다"

그렇다면 리더는 트럼프가 시키는 대로 금리를 내리는 '예스맨'이 될까. FT는 그 가능성은 낮게 봤다.

FT는 "리더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채권 투자자이자 이미 엄청나게 성공한 인물"이라며 "트럼프의 꼭두각시(stooge)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명성을 희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가 금리를 내린다면 그것은 트럼프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확고한 소신 때문일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FT는 리더의 등장을 마냥 반기지는 않았다. 칼럼은 마지막에 "우리는 다소 불안하다(make us a bit nervous)"고 털어놨다.

FT는 "금리를 낮추면 인플레이션이 내려간다는 리더의 주장이나, 연준이 부채 문제를 신경 써야 한다는 발언은 위험해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그가 말하듯 단순히 손사래 쳐서 날려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