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달러, 전방위 약세…미·일 공조설에 엔화 3% 초강세
48시간 만에 3% 폭락한 달러-엔… 뉴욕 연준 '환율 점검'에 달러 투매
셧다운 공포와 릭 리더 연준 의장설에 달러 기피…유로·파운드 4개월래 최고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킹달러'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공동 개입 경계감으로 엔화 가치가 두 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정부 셧다운 공포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며 달러는 매도세가 극심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17분 기준 달러당 엔화 환율은 전장 대비 1% 하락(엔화 가치 상승)한 153.95엔을 기록했다. 지난 금요일인 23일 고점 대비로는 불과 이틀 만에 약 3% 넘게 밀려난 수치다. 지난해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폭격 당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시장은 지난 23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레이트 체크(환율 점검)'를 전격적인 시장 개입의 전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무라의 도미닉 버닝 주요 10개국(G10) 외환 전략 본부장은 로이터에 "일본 재무성과 미국 재무부가 동시에 달러당 엔화를 억제하려 나선다면, 이는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인덱스는 0.7% 떨어져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UBS 자산운용의 에반 브라운 멀티애셋 전략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행정부가 달러의 의미 있는 강세를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으며, 만약 그렇다면 달러의 상승 여력은 제한되고 하락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리더의 지명 확률은 현재 48%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비(非) 관료 출신인 리더가 임명될 경우, 트럼프의 요구대로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배녹번 캐피털마켓의 마크 챈들러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가 이번 주 파월의 후계자를 발표할 수 있다는 소식에 시장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한 정책적 유도를 넘어 미국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역풍' 징조도 뚜렷하다. 오는 30일 예산안 처리 시한을 앞두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연방 이민세관집행국(ICE) 예산이 포함된 법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이 미국 시민을 총격 사살한 사건으로 인해 전역에서 시위가 격화되면서, 국토안보부(DHS)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베리언트 퍼셉션의 조나단 피터슨 거시 전략가는 "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셀 아메리카' 트레이드가 재점화됐다"고 짚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인수 문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 대립하는 사이, 내부에서는 민중 봉기와 정치적 교착 상태가 달러의 지위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달러가 전방위 압박을 받으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호주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며 법정 통화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이번 개입 신호는 미국이 동참했다는 점에서 2022년이나 2024년보다 훨씬 강력하다"면서도 "다만 지정학적·사회적 배경이 통화 압박을 정당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개입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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