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플래티넘, 역대 최고가 찍고 차익 실현에 무더기 급락

은값 한때 83달러 돌파 신고점 이후 8% 폭락
수익 확정 매물 쏟아져… 우크라이나 협상 불확실성도 영향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와 실버바를 내보이고 있다. 2025.9.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가던 국제 귀금속 가격이 29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은과 플래티넘이 장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직후,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꺾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현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2% 하락한 온스당 4340.5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4549.71달러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특히 은과 백금류 금속의 변동성이 극심했다. 은 가격은 장중 온스당 83.62달러까지 치솟으며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웠으나, 이후 매물이 쏟아지며 8.4% 폭락한 72.51달러에 마감했다. 플래티넘 역시 역대 최고가인 2478.50달러를 찍은 뒤 13% 가까이 추락했으며, 팔라듐은 하루 만에 15% 폭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하이 리지 퓨처스의 금속 거래 책임자 데이비드 메거는 "모든 금속이 역대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그 화려한 고점에서 수익을 확정 지으려는 차익 실현성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한 해 귀금속 시장은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금값은 연초 대비 약 65% 급등했으며, 특히 은은 핵심 광물로서의 가치와 공급 부족, 산업용 수요 폭증에 힘입어 150%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다른 자산들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이날 급락이 나타났으나 귀금속 시장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메거 책임자는 "은의 공급 제약이라는 근본적인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며, 2026년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요인도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이유로 평화 협상 조건을 재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불안은 안전 자산인 금값을 지지하지만, 이날은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둔 낮은 유동성과 수익 실현 욕구가 더 강력하게 작용했다.

TD 증권의 원자재 전략가 다니엘 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광물 조사 관련 권고안 마감 시한과 관련된 유동성 제약, 그리고 연말 거래량 부족이 가격 급등락을 더욱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