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2% 급락…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12월 금리 인하 기대 후퇴[뉴욕마감]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는 장 초반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급등했으나, 이내 상승 동력을 잃고 급격히 하락 반전하며 마감했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크게 밀린 영향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장 초반 700포인트 이상 급등했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결국 386.51포인트(0.84%) 하락한 4만5752.26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9%까지 올랐던 S&P 500 지수는 1.56% 하락한 6538.76을 기록했으며, 2.6% 상승했던 나스닥 종합 지수는 2.16% 급락해 2만2078.05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의 거래 변동폭은 도널드 트럼프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가 4월 시장을 뒤흔든 이후 가장 컸다. 월가의 이른바 공포 지표인 VIX 지수는 약 2시간 만에 20에서 28로 급등하며 갑작스러운 변동성 파도가 기술주 강타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한 엔비디아가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분기 실적과 낙관적인 4분기 매출 전망을 발표한 후 장중 5%까지 급등했지만 결국 3% 하락 마감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신칩 '블랙웰(Blackwell)'에 대한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강조하고 AI 거품론을 일축했지만 높은 주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보다 주가 고평가 우려와 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이 전체 시장을 끌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글로벌 주식 및 실물자산 부문 책임자인 사미르 사마나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긍정적이었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의문을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 또 다른 요인은 정부 셧다운으로 지연 발표된 9월 고용 보고서였다. 9월 신규 고용은 예상보다 많은 11만9000개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4.4%로 소폭 올랐다.
9월 고용 보고서 이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다음 달에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KKM 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는 "엔비디아의 흥분은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낮아지면서 소멸되고 있다"며 "시장은 12월 인하를 기대했지만, 그 시나리오가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예상보다 강력한 3분기 매출과 수익을 보고했고 특히 전자상거래 부문 성장에 힘입어 주가는 6% 급등했다.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주식으로 여겨지는 월마트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높은 가치로 평가된 기술주에서 방어주로 자금을 옮기는 '순환 매매(rotation)'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CNBC방송은 해석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주 대 가치주, 그리고 위험 선호 대 위험 회피 자산에 대한 노출에 관해 시장이 어떤 포지션을 취할지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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