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잠재운 엔비디아…젠슨 황 "선순환 진입"에 안도랠리
황 CEO "AI 생태계 급속 확장에 모든 곳 침투…AI 칩 수요 차트 뚫어"
투자자들 지분 정리·공매도 위협 등 악재 진정…전력문제·지정학리스크 등은 과제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강력한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일축하며 기술주 전반이 안도 랠리에 올라 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 칩 수요가 '차트를 뚫고(off the charts)' 치솟았고 AI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부터 토지 및 전력과 같은 물리적 제약, 그리고 중국 불확실성 문제는 여전해 AI 거품 우려는 언제든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3분기(8~10월) 매출 570억 달러와 순이익 319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핵심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5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급증했다. 4분기 매출은 약 650억 달러로 전망해 시장 예상치 616억 6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황 CEO는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실적보고서를 통해 "연산 수요가 훈련과 추론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며 복합적으로 증가하고 각각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AI 생태계가 급속히 확장 중으로 더 많은 신규 기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더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모든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실적과 황 CEO의 발언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3% 오른 데에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 6% 급등했다. 뉴욕증시의 나스닥 선물도 1.6% 넘게 뛰었고 일본과 한국 증시도 2%, 3% 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엔비디아가 방금 그랜드슬램을 쳤다"며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강력한 실적과 전망에 우려만큼 기업 가치가 과대평가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단순 생성형 AI를 넘어선 '에이전트 AI(Agentic AI)'를 다음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 명령에 따라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필요한 도구를 사용해 작업을 자율적으로 실행하고 수정하는 능동적인 시스템으로, 단순 챗봇이나 비서를 능가한다.
이처럼 복잡하고 자율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AI의 등장이 방대한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분기에도 "블랙웰 AI 슈퍼컴퓨터 판매는 폭발적이고 클라우드 GPU는 완판(sold out)됐다"고 그는 말했다.
황 CEO는 AI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정면 돌파했다. 그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수천억 달러, 나아가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외부 파이낸싱 없이 주요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체 현금 흐름을 통해 "완전히 충당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에너지 효율성을 꼽았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이 한정적 상황에서 와트당 성능, 즉 반도체 설계(아키텍처)의 효율성이 곧바로 수익과 직결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호퍼, 블랙웰, 차세대 루벤으로 이어지는 모든 세대에서 공동설계 방식을 통해 압도적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AI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는 일종의 금융계의 슈퍼볼로 여겨져 왔다. 엔비디아는 기술 산업 전반과 주식 시장 전체의 건전성까지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졌다. 특히 이번 분기 실적은 AI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와중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기술 대기업들이 잇따라 AI 모델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단기간에 회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가장 최신 조사한 글로벌 펀드 매니저 설문에서 45%는 주식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AI 거품을 꼽기도 했다.
게다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부터 기술 억만장자 피터 틸까지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기술주 전반이 흔들렸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정확히 예측히 유명해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이날 초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공매도를 걸었다는 공시까지 나왔다. 일부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엔비디아 칩과 같은 고가의 AI 장비 수명을 연장해 감가상각을 낮춤으로써 인위적으로 장부상 수익을 증대시켰다고 버리는 지적했다.
전력, 토지와 같은 물리적 병목 현상으로 AI 수요가 매출 성장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제한할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 역시 규제 당국 제출 서류에서 고객사들의 "자본과 에너지 확보" 능력이 성장의 잠재적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대한 중국 시장 접근성도 문제다. 엔비디아는 미국 수출 통제를 충족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 맞춤화된 H20 칩의 지난 분기 판매량이 "미미했다"고 밝혔으며, 향후 전망에 잠재적 중국 매출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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