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종료에 증시 '기대반 불안반'…데이터공백·고평가 부담

뉴욕증시 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일제 반등'…美 소비심리 회복 전망
셧다운 종료로 고용·인플레이션 통계 발표 재개…데이터 신뢰도 우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자료사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40일을 넘어 역대 최장 기록을 이어가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셧다운 기간 발표가 지연된 '데이터 홍수'가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로이터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전날 밤늦게 미국 상원이 연방정부 재개를 위한 타협안을 통과시키자 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반등하며 지난주 발생한 손실 중 일부를 회복했다.

이날 주식시장 반등을 주도한 것은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로 큰 타격을 입었던 기술주였다. 이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2.27% 오른 2만3527.17포인트를 기록해 5월 27일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을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1.54% 상승한 6832.43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1% 상승한 4만7368.63포인트로 마감했다.

셧다운 해결을 낙관하는 분위기는 외환시장에서 분명하게 감지됐다. 호주달러를 비롯한 위험 통화는 환율이 상승(가치 하락)했지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 가격은 하락(금리 상승)했다.

셧다운 초기 투자자들은 셧다운의 경제적 여파가 미미할 것이며, 정부가 재개되고 연방공무원이 복귀하면 손실된 지출 대부분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연휴 시즌을 앞두고 여행·소비 심리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실제로 지난 7일 발표된 11월 미시간 대학 소비자심리지수는 50.3으로 전월 대비 6% 하락해 2022년 6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뉴라이프 존 행콕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미스킨 공동수석 투자전략가는 셧다운이 "지난 몇 주 동안 실제로 실물경제에 꽤 유의미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며 셧다운 종료가 "연말까지 경제를 돕고 하방 위험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셧다운 종료가 최근 단기자금 시장에서 나타났던 유동성 긴축 현상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몇 주 동안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가 상승하는 원인이 됐다.

맥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셧다운 종료로 "정부의 '유동성' 잔액이 인출돼 민간 신용시스템으로 재진입하면서 최근 상업은행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5회 연속 기준금리(4.25~4.50%)를 동결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책 입안자들 간의 분열이 나타났다. 2025.7.30ⓒ AFP=뉴스1

한편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경제통계 발표가 중단돼 빚어진 '데이터 공백'이 해소되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결정도 용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중앙은행 회의에서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부족으로 정책 입안자들이 12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게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셧다운이 끝나더라도 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셧다운 이후 발표될 통계는 소급해서 실시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취합되기 때문에 신뢰성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후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9월 데이터는 셧다운 시작 전 발표 준비가 거의 완료됐을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재개되면 이른 시일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정부기관들이 누락된 데이터를 보충하기 위해 모든 시도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부는 건너뛰거나 한 번에 두 달 이상 기간의 지표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셧다운 해결이 증시에 얼마나 활력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I 거품론 등 여전히 증시에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장과열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미국주식 전략책임자 로리 칼바시나는 이날 메모에서 "과도한 주식가치 고평가, 수익 심리의 정점, 그리고 AI 불안감 같은 문제들이 여전하다"며 셧다운 종료가 "주식시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