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 적응 마쳤다"…달러 변동성, 美대선 이전 수준으로
상반기만 11% 급락 달러인덱스, 11월 현재 5%대로 축소
연준 금리인하 속도 둔화·무역 불확실성 완화·셧다운 여파 복합 작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달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달러의 변동성이 2024년 미국 대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달러가 다시 안전 자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유로, 엔 대비 달러의 변동성 기대치는 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상반기 11% 급락했지만 11월 10일 기준 낙폭을 5%대로 축소했다.
달러 변동성이 줄었다는 것은 외환 시장이 이른바 '트럼프 쇼크'를 넘어서 적응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ING의 시장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터너는 FT에 "세계가 트럼프에 적응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트럼프 관련 뉴스) 헤드라인을 소금 한 알처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발언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고 대응하는 방법을 학습했다는 얘기다.
또 달러 변동성 축소는 전통적으로 환율을 결정한 요인인 국가 간 금리 차이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실제 10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도 12월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며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연준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지면 일반적으로 달러는 강세를 보인다.
미국 정부 폐쇄(셧다운)로 인플레이션, 노동 시장에 대한 거시 경제 데이터가 부족하면서 달러 변동성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미국이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교역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었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주기가 종료되며 달러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FT에 말했다.
연초 달러는 트럼프 관세 충격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고 일각에서는 달러 엑소더스(대탈출), 셀아메리카(미국 팔자세)까지 언급됐다.
상반기 달러인덱스는 11% 추락해 1970년대 이후 50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하지만 여름 이후 달러는 인공지능(AI) 열풍에 치솟은 뉴욕 증시 랠리에 힘입어 올해 낙폭을 대거 축소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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