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경제학자, 파월 사퇴론 가세…"연준 독립성 위해 물러나야"

핌코 CEO 출신 엘에리언 케임브리지대 퀸스칼리지 학장
"자리 보존해 오히려 독립성 훼손…CEO였다면 이미 해임"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 모하메드 엘 에리언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에서 저명한 이코노미스트 중에서 거의 처음으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케임브리지대 퀸스칼리지 학장은 22일(현지시간) X를 통해 "파월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고 싶다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 에리언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계속 재임한다면 그 위협은 의심할 나위없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부분 후임 후보들은 잠재적 시장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 에리언은 세계적 채권운용펀드 핌코의 운용자산을 두 배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현재 월가에서는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을, 학계에서는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케임브리지대 퀸스칼리지 학장을 맡고 있다.

현재 대부분 금융 경제 지도자들이 연준 독립성을 위해 파월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같은 이유에서 엘 에리언은 파월의 사퇴를 촉구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현 연준 의장을 존경한다"며 "차기 의장에게도 (연준) 독립성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엘 에리언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파월 의장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오히려 연준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은 파월 의장의 과거 실책도 언급하며 "파월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였더라면 이미 해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명백하게 잘못 판단하고 금리 급등시기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과 관련해 감독을 잘못해 금융 시스템 위험을 키웠으며 팬데믹 시기 연준 고위 인사가 내부 거래로 조기 사임했다는 점을 엘 에리언은 조목조목 따졌다.

백악관이 연준의 청사 공사비용과 관련해 파월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고 있지만 더 파고 들면 이 같은 과거 실책에 대한 비난 강도가 커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파월 의장을 비난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해 "그는 일을 잘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어차피 곧 물러나게 될 것이다. 8개월 안에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15일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8개월은 3월 중순까지라 트럼프 대통령이 왜 8개월이라 언급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