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색' 중국의 중소기업들…그림자 금융 수렁으로

상장기업 운전자본 현금화에 170일…10년 전 '4배'
수금 막혔는데 은행은 외면…中企 P2P 부채 '3배'

중국 장쑤성의 쑤저우 소재 공장ⓒ 로이터=News1

(상하이/홍콩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기업들이 10년만에 최악의 신용 경색에 직면하면서 위험도가 높은 그림자 금융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보고한 중국의 상장 기업 141개를 분석한 결과, 중국기업의 운전 자본을 현금화하는 데 거의 170일이 소요된다. 창립 10년을 넘은 기업들의 경우 평균 130일로 10년전의 30일에 비해 4배 넘게 늘었다.

운전자본은 증시와 대금에 묶인 돈을 포함하는 유동성으로, 현금화 시일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기업들의 채권과 채무의 총합도 200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수금이 안 되어 유동성이 악화되자 부채 의존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부실 대출이 두 배로 늘어난 은행들은 대출을 꺼리고 있다. 그나마 은행 대출은 국영 기업에 몰렸고, 지방 고용의 80%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책임지는 중소한 민간기업들은 완화적 정책 혜택에서 소외됐다. 정부가 기준 금리를 낮추고 막대한 돈을 풀지만 중소 기업에게 은행 문은 여전히 높다.

중소 기업들은 결국 부족한 신용을 채우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개인간(P2P) 금융으로 몰리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왕다이지지아'에 따르면, 올 들어 늘어난 P2P 대출은 243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0억위안과 비교해 3배 넘게 확대됐다. P2P 대출은 이미 지난해 9820억위안에 달해 전년의 4배로 늘어난 상태였다.

P2P 대출은 일반 은행에 비해 고금리이지만,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빨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한 기업에게 속도는 생명이기 때문에 고리에도 돈을 빌릴 수 밖에 없다.

당장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까지 헐값에 넘기고 있다. 리서치업체 크레디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할인어음 비중은 지난 2013년말 20%에서 최근 46%로 올라 201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kirimi9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