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동산가, 5년새 91.6%급등…잇단 정책 실패 탓
BoA, 가장 집값 비싼 곳…15년 월급 꼬박 모아야 집 한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08년 4분기에서 2014년 1분기까지 타이베이 부동산 가격 91.6% 급등하는 등 대만 부동산 시장이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미 경제 전문매체 '쿼츠'(Quartz)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통계에 따르면 지구상 가장 집값이 비싼 곳은 이제 런던이나 뉴욕이 아닌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로, 평균적인 재력을 가진 일반인이 집 한 채를 사려면 15년간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다 모아야 되는 정도다.
미국 등의 양적완화 정책이 이같은 이상현상의 주요 원인이지만 2009년 이후 대만 정부의 실책이 이어진 것도 이의 원인이 됐다. 2009년 대만 정부는 부동산과 증여 관련 세금을 인하해 상황을 악화시켰다. 그후 2011년에 1~2년내 되판 부동산에 최고 15%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으로 이를 상쇄하려 했지만 효력이 없었다.
지난 3~4월 대만에서는 정부가 추진중인 중국과 대만간 서비스무역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젊은층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는 서비스 분야 개방으로 인한 일자리 등의 위협 뿐 아니라 주택가격 추가 급등의 우려도 한몫했다.
이에 대만정부는 오는 7월에 주인이 거주하지 않고 임대하는 부동산에 대해 증세하고 빈곤층에 세를 준 경우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이로써 주택가격이 2년내 30%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와 국내총생산(GDP)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은 대만 GDP의 9%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한편 타이베이 부동산가격 급등은 투기뿐만이 아니라 세대간 재력차라는 더 복잡한 요인이 결부돼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
타이페이는 급격한 도시 부동산 노후화를 겪고 있다. 그런데 도시의 낡은 건물을 새 건물로 교체하는 과정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기성세대가 더 많은 보상금 등을 이유로 자신들이 가진 부동산을 내놓지 않고 있어 젊은 층이 살 수 있는 저렴한 아파트 개발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부동산가격 급등을 임금인상 등의 방법으로 돌파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상승분만큼은 아니더라도 임금인상을 통해 부동산을 구매할 경제력을 키워주자는 의미다.
최근 수년간 대만의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젊은 근로자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져서 1999년 대학졸업자 평균 초봉은 우리돈 약 98만원에 해당하는 2만 8551신타이완달러(NT)였지만 현재는 2만 6061NT로 오히려 낮아졌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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