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들 금매입 줄인다

중앙은행들은 그간 금보유량을 증가시킴으로써 금값 랠리에 일조했다. 하지만 금값을 떠받치던 신흥국 시장의 금 구매력 저하와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펀드사들에 이어 중앙은행들도 금에서 발을 빼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2008년 235톤, 2009년에 34톤의 금을 순매각했지만 2010년에는 77톤을 순매입했다. 지난해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534.6톤으로 48년래 최고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해 금 매입량은 400톤으로 줄 것으로 보인다.

달러강세도 금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2년간의 '장기' 금값 랠리는 미 달러 약세의 도움도 컸다.

하지만 미 경제의 회복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등으로 향후 미 달러는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WGC는 "신흥국 시장의 통화약세로 2분기 금수요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은 내년에는 300톤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매입량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로빈 바 소시에테 제네랄 분석가는 "달러가 강세를 띨 것이라고 모두가 믿고 있다"면서 "가치하락이 예상됐던 달러화에 대해 금 등으로 헷징을 해왔다면 이제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금값은 현재 2011년 9월 기록한 사상최고 기록인 온스당 1920달러에서 33%가량 하락했다.

◇ 금처분해 부채해소 가능성은?

금 관련상장지수펀드(ETF)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밀링 스탠리 역시 "그간의 금값 랠리는 중앙은행들에 금보유에 대한 확신을 불어넣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파격적으로 낮은 금값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중앙은행은 금매입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국가들이 금매입을 줄이는 데서 나아가 금을 매각한다면 그 충격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부채에 시달리는 키프로스가 보유 금을 팔아 4억 유로 가량의 구제자금을 마련할 지도 모른다고 밝힌 후 금시장은 요동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부채에 시달리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금 보유분을 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유럽 각국이 1999년 체결한 중앙은행금협약(CBGA)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금 처분은 제한된다.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은 모두 3230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격으로 환산한 총액은 1000억 유로에 달한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