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사느니 스페인에서 출퇴근하는게 더 싸"
英 부동산 광풍에 뿔난 런던 시민의 계산법 '화제'
-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지난 2004년 고속철도가 개통된 뒤로 서울 집값이 감당이 안되는 직장인들이 한번쯤 해봤을 생각이 '지방에 살면서 KTX로 출퇴근해볼까'란 것이다. 실제, 충청도나 경기도에선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제법 있다.
외모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더라도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한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가 살인적인데 최근 부동산 시세가 급등하고 있는 영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직장인도 이런 고민을 했다.
참고로, 런던의 주택 호가는 지난 9월 초에서 10월 초 사이에 10.2% 급등했다고 부동산 웹사이트 라이트무브를 인용해 로이터가 최근 보도했다. 올 들어 연간으로는 13.8% 올랐다. 인플레이션보다 5배 이상 가파르다.
런던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 샘 쿠니(30)는 블로그를 통해 런던에서 방 하나 달린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방 세개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런던으로 통근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계산법에 따르면 런던 웨스트 햄스테드에 살면서 한달에 내는 방값은 1505파운드이다. 지방세와 교통카드 비용을 추가하면 런던 주거에 필요한 비용은 총 1697파운드(한화 약 288만원)에 달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어떨까. 그는 집값이 평균 이상인 레 코르트 지역과 그곳에 있는 평균가격의 방 세개짜리 아파트 월세 비용을 확인했다. 아파트는 월 680유로, 저가항공 가장 싼 티켓값은 공항까지 지하철 요금을 포함해 일일 57유로였다.
일주일에 나흘 출근하는 쿠니는 월 단위로 비용을 계산해보니 1592유로(약 231만원)가 나왔다고 전했다. 스페이에선 지방세가 없다. 런던과 비교하면 월 57만원 생활비가 적게 드는 셈이다. 방 두개는 보너스다.
쿠니의 아이디어에는 출퇴근 시간은 고려되지 않았다. 출근일에는 비행기에서만 하루 4시간을 보내야 한다. 약 1100km 떨어져 있다. 서울과 부산 간 거리보다 2배 이상 멀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 글은 인터넷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
수천명이 그의 글을 퍼날랐고,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 언론들 다수가 쿠니의 생각을 보도하기도 했다. 샘은 블로그에서 현재 런던에서의 생활 상황을 "정상이 아닌 수준을 넘었다(beyond crazy)"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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