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현대판 노예 3000만명…인도에 절반

최악의 노예국가는 인구 4%가 노예인 모리타니
중국 300만명, 한국도 1만여명

노예해방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WFF)'가 16일(현지시간) 2013년 '세계노예지수(GSI)'를 발표했다. WFF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약 3000만명의 노예가 존재한다.(자료제공=WFF)© News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1807년 영국의 노예무역 폐지 이후 세계 각국이 200여년간 노예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도 3000만명의 현대판 노예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노예 해방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Walk Free Foundation, WFF)'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노예지수(GSI)'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162개국 중 인도와 중국, 파키스탄 등에는 3000만명의 사람들이 노예의 삶을 살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도란 인신매매, 강제 노동, 부채노동, 강제결혼, 아동의 매매나 노동 착취 등을 의미한다.

닉 그로노 WFF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들은 지난 1800년대 대서양 노예무역이 금지되면서 노예제도가 사라진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아직도 노예제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노예제도는 과거 노예제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폭력이나 사기, 빈곤 등에 의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보수도 없이 착취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노예국가에는 총인구 380만명 중 15만1000명(3.97%)이 노예인 모리타니가 선정됐다.

GSI 97.90점을 기록한 모리타니에서는 지난 1961년 노예제가 폐지되고 2003년 노예밀매가 금지됐음에도 세습노예제도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

강제결혼과 부채노예는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아 사법당국의 관리를 받지도 않는다.

그로노 사무총장은 "모리타니에서는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노예가 되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부모가 노예가 되면 그 자녀들도 가사나 농사 등의 노동을 강요받게 된다"고 말했다.

GSI 52.26점으로 2위에 오른 아이티에서는 '레스타벡(restavec)'으로 불리는 아동 노예제가 성행하고 있다.

레스타벡은 남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일을 돕는 아이를 말한다.

아이들은 가족의 부담을 줄이고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도시 가정으로 보내지지만 오히려 고된 노동과 고용주의 각종 학대로 고통받고 있다.

1791년 세계 최초로 노예혁명을 시도해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아이티지만 200년이 지난 지금은 거꾸로 사회취약계층인 아이들을 노예로 삼고 있다.

GSI 3위, 노예수 3위를 기록한 파키스탄에서는 210만명의 노예 중 180만명이 부채노예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이란이나 터키, 남아공 등으로 이주하는 파키스탄인 중에는 악덕 직업소개 중개인을 만나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착취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GSI 4위에는 노예수 1위인 인도가 올랐으며 네팔, 몰도바, 베닌, 코트디부아르, 감비아, 가봉 등이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WFF는 이들 국가 중 몰도바와 코트디부아르가 문제 개선에 가장 적극적인 반면 탑 3인 모리타니와 아이티, 파키스탄의 노력은 이름뿐이거나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134위), 프랑스(139위), 영국(160위) 등 주요 서방국가들은 낮은 GSI 점수를 보인 반면 노예수 2위와 6위인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84위와 49위로 다소 높은 등수를 기록했다.

1만451명이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한국은 GSI 2.32로 하위권인 137위에 위치했다.

세계 노예 중 72%가 모여 있는 아시아지역의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은 노예들이 있는 곳은 인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는 약 1395만명이 노예로 살고 있다. 전 세계 노예의 47%에 육박하는 수치다.

인도에는 세습 노예, 성매매, 강제결혼, 아동 착취 등 다양한 형태의 노예제가 만연해 있다.

인도는 강력한 반노예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집행이 드문데다가 일관성도 없다.

인도는 '최악의 아동노동금지 협정(Worst Forms of Child Labour Convention)'에 가입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의 노예수는 295만명으로 이들은 가사노동과 강제구걸,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와 강제결혼 등의 피해자이다.

나이지리아(70만1000명), 이디오피아(65만1000명), 러시아(51만6000명), 태국(47만3000명), 콩고공화국(46만2000명), 미얀마(38만4000명), 방글라데시(34만3000명) 등도 주요 노예국가로 집계됐다.

그로노 사무총장은 "많은 국가들이 우리가 하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한다"며 "우리와 함께 하려는 정부에게는 기꺼이 노예문제를 해결할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예제도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존재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만큼 정책결정자들도 이에 반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앤드루 포리스트 포트스쿠메탈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아내 니콜라 포리스트 부부가 지난해 설립한 WFF 호주 서안 퍼스에 본부를 두고 20개의 전문가팀을 운영하고 있다.

WFF는 현재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래어 전 영국 총리, 토니 애보트 호주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수단 출신의 영국 억만장자 모 이브라힘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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