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우크라 정보기관끼리 도심 총격전…젤렌스키 "진상 규명"
국가보안국·국방정보국, 러시아인 협조자 구금 놓고 충돌…3명 부상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국가보안국(SBU)과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HUR) 간 갈등이 총격전으로 번져 요원 3명이 다친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사건을 언급하며 "진상 규명이 중요하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SBU와 HUR 두 정보기관 수장에 대한 평가는 내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당연히 양측 모두 책임져야 한다. 양측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방식으로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레흐 흐라모우 SBU 국가기밀보호국장을 해임하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앞서 SBU와 HUR은 2일 오전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총격전을 벌였다. 총격으로 HUR 요원 3명이 다쳤다. 요원 2명은 위중하며 1명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전해진다.
영국 매체 가디언과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SBU가 HUR와 협조해 온 러시아인 스테판 카플루노프 러시아의용군(RVC) 부사령관을 체포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RVC는 HUR의 산하 조직이다.
카플루노프는 지난달 SBU에 체포돼 약 1주일간 구금된 상태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하는 다른 러시아인에게 포섭돼 우크라이나 국방 지도부를 암살할 계획을 세웠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SBU의 강요에 의한 진술이었다며 해당 자백을 철회했다. 총격전 당일 SBU는 HUR이 사용하는 카플루노프 관련 아파트를 수색하려다 이를 막아서는 HUR 요원들과 충돌했다.
SBU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테러 행위 수사를 하던 중 SBU 요원을 겨냥한 무장 공격이 발생했다"며 "무장 저항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무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HUR은 카플루노프가 SBU에 "대낮에 납치"됐으며 "아무 혐의도 제시되지 않은 채" 구금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현장에서 카플루노프 사건의 법적 절차를 협의하자 SBU 요원들이 HUR 요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으며 SBU가 비무장 HUR 요원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카플루노프 변호사에 따르면 카플루노프는 석방됐으며 현재는 행방이 공개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두 핵심 정보기관이 총격전까지 벌인 배경에는 전쟁으로 정보기관들이 특수작전 등으로 활동 공간이 넓어지면서 업무가 겹치는 영역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
아울러 수년 간 HUR을 이끌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이 올해 초 젤렌스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기관 간 알력 다툼이 정권 내 파워 게임 양상으로 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km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