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기어라" "20초 안에 자"…원생 이불째 복도로 내던진 유치원

대만 학부모들 집단 학대 의혹 CCTV 확보, 집단 소송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대만 타이베이의 한 사립 체인 유치원에서 교사들이 원생들을 집단 학대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모들은 CCTV를 확인한 뒤 집단 소송에 나섰다.

21일(현지 시각) 대만 매체 FTNN 등에 따르면 한 사립 유치원 학부모들은 지난 20일 자녀 학대 의혹과 관련해 자구 모임을 꾸리고 유치원 측을 정식 고소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 CCTV를 직접 확인한 결과 13명의 원생이 총 76차례에 걸쳐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치원 측이 자체 조사에서 밝힌 5명·14건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공개된 CCTV에는 충격적인 장면들이 담겼다. 일부 아이들은 개처럼 기어다니도록 강요받았고 식사를 제공받지 못한 채 벌을 서야 했다. 낮잠 시간에는 20분 넘게 체벌이 이어졌으며 일부 벌칙은 성인도 따라 하기 어려울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사는 아이들에게 20초 안에 잠자리에 들 것을 강요했고 제시간에 눕지 못한 아이는 이불째 복도로 내던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를 거칠게 끌고 가거나 가방과 함께 교실 밖으로 내쫓는 장면도 있었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근무 중 장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기저귀를 갈 때는 아이들을 복도에 모아둔 채 기저귀를 바닥에 방치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은 귀가 후에도 이상 증세를 보였다. 부모들에 따르면 일부 아이들은 야경증과 이를 가는 증상, 특정 상황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호소했다. 부모가 목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울거나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도 있었다.

특히 학부모들이 최근 CCTV 음성까지 함께 확인한 결과 아이들이 장기간 협박과 위협,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생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건 이후 단 하루도 편히 잠든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유치원 측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원장이 처음에는 "CCTV에는 음성이 없다"고 설명했으며, 사건 발생 약 3주가 지나서야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과문 게시 이후에는 댓글 작성까지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원장은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학부모들은 일부 사건 당시 원장이 현장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유치원의 평균 월 교육비는 2만 7000대만달러(약 122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현장학습과 점토 수업, 골프·양궁 수업 등의 명목으로 추가 비용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정치권은 타이베이시 정부와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