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들 참여 채팅방서 "마지막 생리 날짜 언제?" 물은 마을 의사 '뭇매'
중국 보건위 "임신 모니터링 위한 것"…누리꾼 분노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의 한 산모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당국이 모든 산모에게 마지막 생리일을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사생활 침해 및 권력 남용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남서부 윈난성 솬웨이에 사는 한 익명의 산모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역 당국이 모든 산모에게 '마지막 생리일'을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우려를 표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어린이 건강 학습 그룹(Children's Health Learning Group)'이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에는 "모든 자녀의 어머니들께서는 이름, 마지막 생리일, 전화번호를 포함한 형식으로 그룹에 마지막 생리일을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메시지에는 어머니가 타지에 있을 경우 현재 위치를 알려달라는 요청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룹 채팅에 참여한 산모의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산모는 "지난달에는 일회성 보고인 줄 알았는데 어제부터 다시 시작됐다. 매달 보고해야 하는 것 같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는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다.
쉬안웨이시 보건위원회 관계자는 지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정보 수집의 목적은 임신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임신을 조기에 발견해 무료 공공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보건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마을 의사가 지역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전화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대일로 산모를 관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체 채팅방에서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부적절했다. 앞으로 보건 당국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별 절차를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이게 정말 산모 건강 관리에 관한 거냐. 도대체 뭘 관리한다는 거죠?", "제정신이 아닌가? 아직도 여성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건가?"라며 분노했다.
또 "마을 의사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많은 권력을 갖게 됐나. 할 일이 그렇게 없나. 이런 조잡한 풀뿌리 통치는 그저 가장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식이라면 강제 수정도 머지않아 일어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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