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사르코지, 교도소서 음식으로 독살 공포…3주간 쫄쫄 굶다가 석방

"음식에 침이나 독성 물질 넣었을까봐 불안"
참치통조림·요거트 등 밀봉 가공식품만 섭취

지난 2007년 12월 프랑스 엘리제궁을 방문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를 반기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 AFP=News1

(서울=뉴스1) 김학진 김지완 기자 = 교도소에서 조기 석방된 니콜라 사르코지(70) 전 프랑스 대통령이 수감 기간 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교도소 내부에서 식사에 누군가 고의로 침을 뱉거나 독성 물질을 넣을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해 대부분의 식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는 수감 초기부터 일부 수감자들로부터 위협을 받은 상태였다. 실제로 그를 겨냥한 위협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세 명의 수감자가 체포됐고, 프랑스 교정 당국은 그에게 무장 경찰 2명을 옆방에 상주시켰다. 이 상황 이후 그는 배식 음식에 아예 손대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대신 사르코지는 스스로 안전하다고 판단한 포장 요거트와 참치 통조림만 먹으며 끼니를 견뎌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리를 직접 해서 먹을 수 있었지만, 기본적인 조리조차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거부했고, 결국 밀봉된 가공식품만 최소량으로 먹는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20일 동안 사실상 굶다시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르코지는 10일(현지 시각) 파리 라상테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그는 지난 9월 1심에서 2007년 대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수백만 유로의 불법 자금을 받는 데 공모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지난달 21일 수감됐다.

프랑스 전직 국가원수가 유죄 판결로 실형을 산 것은 사르코지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항소심이 내년 3월 예정된 점, 증인 압박 위험을 사법 감독 아래에서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그의 석방을 요청했고, 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신 출국을 금지하고, 전 리비아 관리들과 프랑스 법무부 고위 관계자 등 사건 관련 인물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조건을 붙였다.

사르코지는 화상으로 열린 심문에서 교도소 생활을 "지옥 같았다"고 표현하며 자신에게 도움을 준 교도관들에게 "인간적인 분들"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실제로 동료 수감자들은 사르코지에게 고함치는 모습을 밀반입한 스마트폰으로 찍어 SNS 등에 올렸다. 영상에서 한 수감자는 사르코지가 바로 저기 감방에 혼자 갇혀 있다"며 "우린 다 알고 있어. 우리가 카다피의 복수를 할 거야"라고 위협하는가 하면, 한 수감자는 한밤중에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시청자들을 향해 "내게 기부금을 보내면 지금 당장 사르코지를 깨우겠다"라고 공언한 수감자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약 3주간 시달리던 사르코지는 석방 직후 "법이 적용됐다. 지금은 항소심을 준비하며 무죄를 증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