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속옷맨"…팬티 차림 불 속 뛰어들어 노부부 구한 中고교생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의 한 고등학생이 화재 현장에서 속옷만 입은 채 노부부를 구해 '속옷맨'(Underpants Man)이라는 별명과 함께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저녁 중국 충칭시 통량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노부부가 거주하는 이웃집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한 고등학생 주예(18)는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해 옷을 입지도 않고 팬티 바람으로 달려갔다.

알고 보니 노부부 중 남편이 충전해 둔 전동휠체어 배터리가 폭발해 불이 난 것이었다. 아내는 불길에 놀라 몸이 굳었고, 심지어 다리에 불이 붙은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주 군은 침착하게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배터리 전원 코드를 뽑아 집 밖으로 옮겼다. 이후 자기 집에서 양동이에 물을 담아 불을 끄기 시작했고, 경비원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노부부는 딸 장 씨가 걱정할까 봐 사고 사실을 숨겼지만, 다음 날 경비원이 이를 알렸다. 장 씨는 "사고 당시 부모님 곁에 없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나면서도 주 군에게 큰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속옷만 입은 채 부모님을 구한 주 군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 장 씨는 감사의 표시로 과일과 우유를 들고 주 군이 다니는 학교에 직접 찾아갔다. 특히 장 씨는 "나한테 딸이 있었다면 주 군과 결혼시켰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주 군은 '속옷맨'이라는 별명을 얻고 유명해졌다. 주 군은 "불을 보고 두려웠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라며 "학교에서 배운 응급 안전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주 군의 담임 교사는 "그가 평소에도 친구들을 잘 도와주는 학생이라 이런 용감한 행동이 놀랍지 않다"고 칭찬했다.

특히 주 군은 배드민턴 선수로도 뛰어나 2년 연속 지역 대회에서 우승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지 누리꾼들은 "슈퍼맨도 옷 위에 속옷을 입고 사람을 구하지 않나", "학생은 속옷 차림으로 구조 활동을 해서 자신의 영웅적인 행동이 주목받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 "그에게 선행상을 주고, 가오카오(중국 대학 입시)에서도 가산점을 줘야 한다", "슈퍼 속옷맨"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