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 볼에 가늘어진 팔로 서희원 그려"…6개월째 묘지 지키는 구준엽

(야후타이완 갈무리)
(야후타이완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클론의 구준엽(56)이 세상을 떠난 아내 쉬시위안(서희원)의 묘를 6개월째 지키고 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지난 5일 시나연예, 야후타이완 등 외신에 따르면 쉬시위안의 팬 A 씨는 지난 3일 오전 7시 대만의 금보산 로즈가든 묘역에서 구준엽을 목격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부동산 및 보험 판매를 하는 영업사원인 A 씨는 쉬시위안을 애도하기 위해 대만에 도착하자마자 금보산으로 향했다.

A 씨는 "구준엽이 이른 아침인 오전 7시 무렵부터 홀로 묘 앞에 앉아 아이패드를 손에 들고 쉬시위안을 정성스럽게 그리고 있었다"라며 "뜨거운 태양 아래 구준엽의 볼은 야위고 팔은 가늘어 마음이 쓰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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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덤 앞에는 꽃다발, 샌드위치, 꿀 한 병 그리고 두 사람의 달달한 사진이 놓여 있었다"라며 "주변은 매우 조용했고 매미 소리만 들렸다. 습하고 뜨거운 공기에 마치 묘지가 아니라 천국 같았다"고 설명했다.

쉬시위안에게 참배하러 간 A 씨는 구준엽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으나, 그가 자신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A 씨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왔다고 밝히자, 구준엽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쉬시위안에게 말을 걸어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비석에 손을 대고 "언니, 당신은 따뜻하고 용감한 사람이다. 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항상 웃음으로 삶에 응답했다"고 애도하며 엎드려서 울었다고 한다.

A 씨가 묘비에 눈물을 흘리자, 구준엽은 "괜찮다"고 부드럽게 위로했다고 한다. 이후 A 씨가 떠나자, 구준엽은 휴지로 세심하게 쉬시위안의 묘비를 닦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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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공개한 영상에서 구준엽은 쉬시위안 묘비 앞에 파라솔을 설치하고 노래를 튼 채 그 아래에 앉아 있었다. 구준엽은 무릎 위에 아이패드를 올려놓고 쉬시위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쉬시위안이 생전 좋아하던 것들을 묘비에 올려놨다.

누리꾼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여전히 쉬시위안을 기리고 평생을 소중히 여기는 구준엽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사랑이다", "구준엽의 고통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보다 수백 배는 더 컸을 것"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쉬시위안은 2001년 방송된 일본 만화 원작인 '꽃보다 남자'의 대만판 드라마인 '유성화원'의 여주인공 산차이 역을 맡았던 대만 톱스타다. 국내에서는 구준엽과의 낭만적인 열애사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1998년 대만에서 만나 열애를 시작했지만, 장거리 연애의 어려움과 소속사의 반대 등의 이유로 1년 만에 결별했다.

이후 구준엽은 쉬시위안이 2021년 중국의 재벌 2세 사업가 왕샤오페이와 이혼하자, 20여년 만에 그에게 연락해 이듬해인 2022년에 결혼했다. 쉬시위안은 전남편과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쉬시위안은 일본 가족 여행 중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지난 2월 2일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향년 48세. 구준엽과 유가족은 일본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후 2월 5일 유해를 대만으로 옮겼고, 유해는 금보산에 묻혔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