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美관세 대응 브릭스 화상회의 소집…"결의안 도출 전망"
8일 개최…모디와 트럼프 관계 악화로 브릭스 공동행동 여지 커져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8일(현지시간) 브릭스(BRICS)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밝혔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국 중심의 협력체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 관계자 2명은 룰라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부과한 무역 관세뿐만 아니라, 주요 신흥국 정상들과 함께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공동의 입장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브라질 대법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 혐의 재판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브라질을 위협했다.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현재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미국은 항공기와 오렌지 주스 등 수백 개 품목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고 있다.
앞서 브릭스 회의에서는 미국이 브릭스 각국에 서로 다른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공동 성명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브릭스 내부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밀접한 관계가 7월 정상회의에서 관세에 대해 강경한 공동 입장을 취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게다가 룰라 대통령도 이번 회의가 반미 성격의 정상회의로 비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모디와 트럼프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공동성명은 아니라고 해도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대응 방향 등을 담은 실질적인 결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이 2일 시작돼 트럼프가 브라질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은 이미 브라질 대법관들의 비자를 취소했으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주도하는 대법관에게 제재를 가했다.
이번 브릭스 회의는 주말 동안 소속 정상들이 다른 국가들과 양자 회담을 가진 후 열린다. 중국 톈진에서 8월 31일부터 이틀간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는 회담을 가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1일 톈진에서 모디 총리와 회담을 가졌으며, 2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일반적으로 매년 한 차례 개최(올해는 지난 7월 6~7일 열림)되는데 이번 화상회의는 특별회의 성격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의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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