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대표주자 '엔허투', 中서 HER2 저발현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
암 진행·사망 위험, 항암화학요법 대비 절반으로 줄여
국내선 급여 적용 절차 거치는 중
-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함께 개발한 차세대 항체약물복합체(ADC) '엔허투'(성분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중국에서 유방암 단독요법을 적응증으로 추가했다.
14일 아스트라제네카는 엔허투가 이전에 전신요법 치료 경험이 있거나 보조 화학요법을 받는동안 또는 진행 후 6개월 안에 암이 재발해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HER2(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독요법으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엔허투, HER2 저발현 환자 질병진행·사망 위험 50%↓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2018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DESTINY-Breast04)에서 엔허투 5.4㎎/㎏ 투약군과 '카페시타빈', '에리불린',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또는 '나브-파클리탁셀' 등 화학요법 투약군을 나눠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HER2 저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 치료군은 주요 효능평가 기준인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이 9.9개월을 기록했다. 화학요법 치료군이 기록한 PFS 중앙값은 5.1개월로 엔허투가 화학요법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50% 줄였다.
또 HER2 양성 또는 음성 환자 전체에 무작위로 PFS 중앙값을 평가했을 때 엔허투 치료군은 화학요법 치료군 대비 사망 위험이 36% 감소했다.
전체 생존(OS) 기간 중앙값은 엔허투 치료군이 23.4개월, 화학요법 치료군은 16.8개월을 기록했다.
빙헤 수 중국의학과학원 이사 겸 베이징 의과대학 암병원 종양내과 종신교수는 "HER2 저발현 환자는 HER2 음성으로 분류해 HER2 요법으로 치료할 수 없었다. 이제 의료진이 HER2 저발현 환자도 명확한 근거를 갖고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ER2 유전자는 유방암에서 나타나는 단백질이다.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데 특히 유방암에서 HER2 유전자가 과발현되면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크다.
2020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41만5000명이 넘는다. 같은 해 중국에서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12만명으로 전 세계 유방암 사망자 중 18% 정도를 차지했다. 중국 내 유방암 환자 중 절반은 HER2 저발현 환자다.
엔허투는 HER2 발현 종양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인 '트라스투주맙'과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인 '데룩스테칸'을 결합한 ADC 약물이다.
화학요법 외에 치료 대안이 없던 HER2 음성·양성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화학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0% 줄여 큰 기대를 모았다.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승인받았으며 지금도 적응증 확대를 위해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선 3월에 암질환심의위 통과…올해 말~내년 초 급여 적용될 듯
국내에서 엔허투는 2022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기존 약으로 이전에 치료를 두 번 이상 받았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과 위암 환자가 대상이다.
현재 엔허투는 급여 적용을 위한 절차를 거치는 중이다. 3월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제3차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암환자에게 적용할 급여기준을 심의·설정했다.
암질심은 엔허투가 급여를 해줄 정도로 임상적인 유용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자리다. 급여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고 보면 된다.
이후 위험부담제(RSA) 등 경제성 평가가 이루어진 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면 된다.
승인과 급여 통과를 요구한 국민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임상적인 효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급여 적용 시 건강보험재정 소요가 클 것으로 보여 제약사 측에서 RSA 등 여러 재정절감 방안을 마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방암, 위암 등 엔허투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수가 워낙 많은데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부터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를 150일에서 120일로 단축하고, 건강보험공단은 사전 협상으로 약가협상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줄인다고 밝혔다. 빠르면 올해 안에 급여 적용이 결정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급여 적용이 2024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원칙만 보면 연내 급여가 되는 게 맞다. 그러나 사이사이 빠지는 기간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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