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서 태어났다면 공산당 말고 민주·공화당 입당"-아베 회고록

트럼프, 서방의 리더라는 인식 부족해
푸틴 우크라이나 독립 용납 못할 것

8일 출간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 회고록 갈무리 (출처 아마존 재팬)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에 "만약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공산당에는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아베 회고록을 통해 밝혀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공산당 대신 "민주당이나 공화당에 입당했을 것"이라는 말을 아베 전 총리는 '즉,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정당은 의미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시 주석을 떠올리며 '내 임기 중 시진핑은 점점 자신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 주석의 논리대로라면) 사상이나 신조가 아닌 정치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에 들어간 것'이라며 '그는 강렬한 현실주의자'라고 평했다.

전 총리는 시 주석 외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7년이 넘는 임기 동안 만나 국가 정상들에 대한 소감과 평가를 남겼다.

전 총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서방의 안전보장 책임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전 총리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처하던 미국이 '미국 제일주의'로 돌아선 것은 이익을 중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업가 기질 때문이라고 봤다. 전 총리는 그런 트럼프에게 '자유 진영의 지도자로서 행동해 주길 바란다'고 타일렀다고 밝혔다.

길게는 한 시간 반이나 '지칠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를 주고받았다는 전 총리는 트럼프가 정책 관련 상담을 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70~80%는 골프 이야기 등 잡담이었다고 한다.

반대로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일 얘기밖에 안 했다'고 털어놨다. 아베 전 총리가 농담을 던져도 바로 본론으로 말을 돌리던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변호사 출신답게 일 얘기도 엄청 세세하다'고 기억했다.

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다고 느껴졌고, 친근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함께 일하며 문제는 없었다고 서술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쿨해보니지만 의외로 싹싹하다'며 다크 유머도 곧잘 했다고 묘사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러시아가 동성애를 선언한 선수에게 벌금을 물려 세계 각국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개막식에 불참했을 때를 기회 삼아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고 자랑하듯 말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 대통령이 절대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 총리는 2014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게 러시아의 크름반도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를 제재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와 북방영토 4도(쿠나시리,하보마이,시코탄, 에토로프)를 두고 분쟁 중이었기 때문에 '제재는 무리'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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