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中정보기관, 英학자 100여명 연구에 자금 지원…첩보 연계"

중국 CGTRI, 국가안전부와 연계…협력 시 국가안보법 적용 대상
중-영 관계 개선 흐름 속 중국 "근거 없는 주장 단호 반대"

중국과 영국 국기 모습. 2015.9.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영국 정보기관 MI5가 중국 정보기관과 연계된 중국 연구기관이 영국 학자 100여명에게 연구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첩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경고를 발령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I5는 '첩보 경보(Espionage Alert)'를 통해 영국 학자 100명 이상이 중국 국가일반기술연구원(CGTRI)이 자금을 지원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CGTRI는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MI5는 경고에서 "CGTRI의 주요 목적은 첩보 활동을 위한 국가안전부의 기술 역량을 직접 향상시키는 학술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학자들은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스테가노그래피 등 다양한 분야의 CGTRI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MI5는 이 같은 연구가 영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안전부의 첩보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가노그래피는 이미지 파일 등 다른 형태의 데이터에 전달하려는 정보를 숨기는 기술이다.

MI5가 독립적으로 이 같은 첩보 경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I5는 많은 학자와 연구기관이 중국 측 기관과 선의로 협력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GTRI가 때때로 중국종합기술연구원(CAGT)으로 번역되면서 국가안전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CGTRI와 관계를 지속할 경우 2023년 제정된 영국 국가안보법에 따라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댄 자비스 영국 안보장관은 영국 내 모든 대학에 서한을 보내 "중국 정보기관이 우리 학자들의 전문 지식과 연구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라며 중국 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제 협력은 대학과 연구기관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면서도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대응하고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경고에 대해 "중국의 첩보 활동을 둘러싼 의혹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영국 정부의 움직임과 국가안보 우려가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영국 측에 엄중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영국 정보기관이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중국과 영국 간 학술 교류와 연구 협력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