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 우크라 '올레시키' 인도주의 위기…"6000여명 생존 위협"
"식량·의약품 공급 사실상 끊겨…일부 주민 개 잡아먹어"
"러 점령군, 우크라 투하 식량 약탈"…지뢰·드론에 대피로도 막혀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군 점령하에 우크라이나군과의 첨예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올레시키 지역이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레시키는 현재 봉쇄 상태로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사실상 끊긴 데다, 지뢰와 드론 공격 등으로 대피마저 어려워지면서 주민 약 6000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측이 임명한 테티아나 하사넨코 올레시키시 군정청장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군이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이용해 올레시키 주민들에게 투하한 식량 꾸러미를 빼앗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폭로했다.
하사넨코 청장은 "게다가 식품이 러시아산이 아니면 러시아군은 곧바로 주민들에게 '이걸 어디서 얻었느냐'고 추궁한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식량을 투하해 줬다고 하면 주민들이 우크라이나군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의심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27일 올레시키 주민들을 위해 드론을 이용해 약 4000㎏의 식량을 투하하는 대규모 인도적 지원 작전을 실시했다. 식량은 시내 100여 곳으로 운송됐다.
하지만 러시아 점령군이 일부 식량을 주민들에게서 빼앗고 있어 지원 물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레시키와 주변 지역에는 지금도 어린이 약 200명을 포함해 6000명 이상의 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심각한 식량난으로 일부 가정에선 개를 잡아먹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하사넨코 청장은 전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의 납치로 지역 주민들이 실종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헤르손주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우안(서쪽)을, 러시아군이 올레시키시가 있는 좌안(동쪽)을 각각 통제하고 있어 양측이 강을 사이에 두고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레시키로 들어가는 도로와 주변 지역에 지뢰가 광범위하게 매설돼 있고, 양측의 드론이 상시 비행하면서 차량과 주민 이동 자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올레시키로 향하는 모든 도로와 진입로가 지뢰로 뒤덮여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올레시키에는 지난 5월 26일 이후 정상적인 방식의 식량 공급이 사실상 끊겨 일부 주민들은 텃밭 작물이나 잡초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전기와 가스, 식수 공급도 원활하지 않고 의약품 부족도 심각하다. 현지 병원도 장비와 전력 부족 등으로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로도 사실상 막혀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국제기구 등을 통한 민간인 대피를 추진하고 있으나 안전한 대피 통로는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 협의회는 지난 19일 올레시키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뒤이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30일 국제사회와 국제기구에 올레시키 봉쇄를 풀도록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굶주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는 데 하루하루가 중요하다"며 "국제 파트너들이 지금 행동에 나서 즉각적인 인도적 접근을 요구함으로써 이 재앙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카야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28일 EU가 올레시키에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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