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총선 마지막날 모스크바 등 대공습…"역대 최대 규모"(종합)

정유공장·물류시설 등 타격…러 "선거 방해 목적" 비난
"모스크바州 등서 4명 사망"…러도 키이우州 대규모 공습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주 코텔니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으로 추정되는 비행체의 공격을 받아 주거 건물이 파손된 모습. 2026.9.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강민경 기자 =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선거 마지막 날인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인근 모스크바주 등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모스크바의 대형 정유공장이 손상됐고, 모스크바주에서는 2명이 숨지고 물류시설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인테르팍스·로이터 통신과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브다'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러시아 수도가 역대 최대 규모의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방공망이 여러 지역에서 1600대가 넘는 무인기를 요격했으며, 이 중 450대가 모스크바로 접근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무인기가 모스크바 정유공장 부지에 도달했고, 또 다른 무인기 1대는 주거용 건물을 타격했다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소뱌닌 시장은 이번 공격이 러시아에서 사흘째 진행 중인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비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모스크바 남동부 카포트냐의 '가스프롬네프티-모스크바' 정유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1차 정제설비와 정유설비 등이 손상됐다.

가스프롬네프티-모스크바 정유공장은 러시아 최대 정유시설 가운데 하나로 연간 약 1200만톤의 원유를 처리하며, 모스크바 연료시장의 약 40%를 공급한다. 이 공장은 앞서 지난 6월에도 우크라이나 무인기 공격으로 정제설비에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모스크바 외곽의 모스크바주도 공격 표적이 됐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주 주지사는 러시아 방공망이 이날 오전 3시부터 5시 사이 관내 17개 지역에서 무인기 24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무인기는 소피이노 지역의 물류시설을 타격해 화재를 일으켰고, 또 다른 무인기 1대는 주거용 건물을 타격해 여성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주의 다른 지역에서도 무인기가 개인주택을 타격해 남성 1명이 숨졌다고 현지 당국은 밝혔다.

또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는 민간 버스가 무인기 공격을 받아 선거관리 당국자를 포함한 2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스크바 지역을 겨냥한 야간 공격에 '플라밍고' 순항미사일과 '팔랴니차' 미사일-드론, '펠리칸'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우크라이나산 장거리 타격무기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핵심 석유산업 시설 한 곳과 물류기지가 타격을 받았다"며 "이는 전쟁 기계를 지탱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18~20일 사흘 동안 하원 의원 450명을 선출하는 총선을 실시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번 선거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처음 치르는 총선이다.

올해 선거는 반전 성향 후보들의 출마가 대거 제한된 가운데 진행됐다. 전쟁 반대 구호를 공약으로 내건 자유주의 성향 야블로코당은 대법원 결정으로 정당명부 선거에서 제외됐으며 일부 당 관계자들은 구속 상태에 있다.

야블로코당의 니콜라이 리바코프 대표는 투표용지에 '평화를 위해'라는 문구 등을 적어 무효표를 만드는 방식으로 항의 의사를 나타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도 사이버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는 모스크바 전역의 투표소에서 전자 선거인명부 시스템 장애로 한때 종이 투표용지 발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남부에서는 전자 선거인명부 시스템 장애와 동시에 전자투표 단말기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에 앞서 모스크바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이 밤사이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받았지만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는 차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의 선거관리 당국자가 자택에서 숨진 사건 등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가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같은 날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를 대규모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19일 밤부터 20일 새벽 사이 샤헤드와 게르베라 등 다양한 유형의 무인기 138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특히 수도 키이우를 둘러싼 키이우주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티무르 트카첸코 키이우주 군사행정청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하루 넘게 이어지면서 관내 5개 지역에서 주택과 산업시설 등 31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3명과 여성 1명 등 최소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무인기·미사일 제조업체 '파이어 포인트'의 키이우 지역 창고와 오데사 항구의 화물선 등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