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 대러 제재 우회 지원 의혹…주가 급락

美 공매도 리서치업체 "11억9000만달러 러 무역 거래 지원"
은행 측 "사실관계 오류" 반박…주가 한때 9% 급락

러시아 내 '라이파이젠방크' 은행 모습. 2026.09.18. (러시아 인터넷 사진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오스트리아계 은행그룹 라이파이젠방크인터내셔널(RBI)이 대러시아 제재 우회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은행의 주가는 한때 9% 급락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공매도 전문 투자조사업체 그리즐리 리서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RBI와 이 은행그룹의 러시아 자회사 라이파이젠방크를 "대러 제재 우회의 핵심 통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라이파이젠을 통해 러시아와 11억9000만달러(약 1조6500억원) 규모의 무역 거래가 이뤄졌으며, 여기에는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제재 대상 품목 거래도 포함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된 뒤 RBI 주가는 이날 거래 중 9%가량 떨어졌다.

라이파이젠 측은 그리즐리 리서치의 보고서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사실관계에도 오류가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은행 대변인은 "여러 차례 검증을 거친 자사의 법규 준수 및 내부통제 체계에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다"며, RBI가 수년째 러시아 사업을 매각하고 철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 금융분석가들 사이에서도 그리즐리 리서치가 라이파이젠의 제재 관련 위험을 과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자회사를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제재 우회의 증거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라이파이젠방크는 RBI의 러시아 내 핵심 자산이다. 이 은행은 현재 러시아에 남아 있는 서방계 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서방의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라이파이젠이 러시아에서 가스 수출 등을 포함한 대외 무역 결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RB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초부터 러시아 사업 축소와 철수 방침을 밝혔지만 아직 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라이파이젠의 현지 사업 매각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매각에는 러시아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당국은 유럽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과의 결제 통로로 라이파이젠을 러시아에 남겨두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라이파이젠의 러시아 영업을 문제 삼아 압박을 이어왔다. 미국 당국은 앞서 RBI에 러시아 사업과 관련해 달러 금융시스템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