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네슬레 등 외국기업 자산 임시관리 명령…소유권 이전 수순
프랑스 오샹 등도…"러 측 인수 전단계" 관측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에서 오샹(Auchan)과 네슬레(Nestlé) 등 세계적 대기업의 현지 자회사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임시관리 체제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도 이 같은 임시관리 조치 이후 여러 외국계 대기업의 자산이 러시아 투자자에게 넘어간 사례가 있어 이번 조치도 소유권 이전을 위한 사전 단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 프랑스 유통업체 오샹과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의 자산이 러시아 기업 'L.E.V. 매니지먼트'의 임시관리로 넘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해당 문서는 러시아 법령정보 포털에 공개됐다.
같은 조치로 프랑스 유통업체 르루아 메를랭(Leroy Merlin)의 러시아 법인인 르 몽리드의 일부 지분도 L.E.V. 매니지먼트의 임시관리 대상으로 넘어갔다.
L.E.V. 매니지먼트는 2024년 10월 모스크바에 설립된 회사로, 소유주가 공개되지 않았고 지난해까지 별다른 영업활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가 이 회사를 임시관리 주체로 선택한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선 이 회사 대표가 러시아 정부와 연계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샹은 프랑스 뮐리에 가족이 지배하는 '뮐리에 가족협회' 소유의 프랑스 대형 유통 기업이다. 2002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러시아 현지 법인인 '오샹 LLC'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샹은 우크라이나전이 터진 뒤 다수의 외국계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났음에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러시아 내 100개 도시에서 2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네슬레는 스위스계 다국적 기업으로 세계 최대 식품업체다. 1994년부터 러시아에서 사업해왔으며 칼루가주, 볼로그다주, 사마라주, 블라디미르주, 페름주, 크라스노다르주에 모두 6개의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회사는 2022년 우크라이나전이 시작된 뒤 러시아에서 킷캣(KitKat) 초콜릿과 네스퀵(Nesquik) 등 일부 제품의 판매와 생산을 중단하고, 이유식·시리얼·특수영양식·반려동물용 처방식 등 필수품 생산에 집중해 왔다.
프랑스의 건축·생활용품 유통업체 르루아 메를랭의 모기업 아데오는 2023년 러시아 사업의 통제권을 현지 경영진에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 법인은 '르 몽리드'로 이름을 바꿨으며, 매장은 '르마나 프로' 브랜드로 영업을 이어왔다. 현재 러시아에서 매장 112곳과 물류센터 6곳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의 임시관리 제도는 2023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외국인 소유주는 임시관리 조치 이후에도 형식적으로 소유권을 유지하지만 러시아 현지 법인을 직접 경영할 권한은 잃게 된다.
러시아 경제매체 더벨은 자산을 임시관리로 넘기는 것이 소유주 변경 절차로 이어지는 통상적인 수순이 돼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임시관리 절차를 통해 칼스버그와 다논 등 여러 서방 기업의 러시아 사업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 이후 일부 자산은 러시아 투자자나 현지 경영진에게 매각됐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이 제도를 외국계 자산의 강제 매각과 소유권 이전에 활용해 왔다고 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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