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전 후 첫 총선 돌입…푸틴 집권당 "압도적 승리" 목표

18~20일 사흘간 하원 의원 450명 선출…점령 우크라 지역서도 투표
통합러시아당, 푸틴 지지 재확인 주력…반전 야블로코는 정당투표서 제외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총선 첫날,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해양국립대학교 생도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처음 치뤄지는 총선이다. 러시아 하원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20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2026.9.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에서 국가두마(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이 18일(현지시간) 시작됐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을 개시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다. 투표는 20일까지 사흘간 실시된다.

투표 기간에는 하원 의원 선거와 함께 각급 지역 정부 수장과 의회 의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도 함께 진행된다.

투표소는 이날 오전 8시 극동 캄차카와 추코트카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러시아는 국토가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어 극동 캄차카·추코트카를 시작으로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까지 순차적으로 투표가 개시된다.

이번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는 물론 2022년 개전 이후 점령해 병합을 선언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에서도 선거가 치러진다. 이들 지역의 러시아 귀속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투표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를 비롯한 33개 지역에서는 투표소 방문 투표와 함께 원격 전자투표도 시행된다.

앞서 8월 말부터는 접근이 어렵거나 외딴 지역 주민과 전선에 배치된 군인 등을 대상으로 사전투표도 진행돼 왔다.

러시아는 유권자의 투표 편의를 높이고 전쟁 상황에서 투표소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2021년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사흘간 투표를 실시한다. 다만 야권에서는 장기간 투표함을 보관해야 해 부정 가능성이 커지고 선거 감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5년 임기의 하원 의원 450명을 선출한다. 이 가운데 절반인 225명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나머지 225명은 단일 지역구제로 선출된다.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2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한 장에서는 정당을 선택하고, 다른 한 장에서는 자신이 속한 지역구 후보 1명에게 투표한다.

지역구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려면 정당이 전국 정당명부 투표에서 최소 5% 이상을 득표해야 한다.

비례대표 의석 225석은 5% 문턱을 통과한 정당들의 득표율에 따라 배분되며, 각 당은 사전에 제출한 후보 명부를 토대로 의석을 배정받는다.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에는 10개 정당이 이름을 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권 통합러시아당과 좌파·공산주의 성향의 러시아연방공산당,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러시아당, 시장친화적 자유주의 성향의 새로운 사람들 등이 경쟁한다.

우크라이나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해온 자유주의 성향 야블로코당은 지난 8월 대법원의 결정으로 정당명부 등록이 취소돼 비례대표 선거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일부 야블로코 후보는 지역구 선거에 출마했다.

반면 통합러시아당을 비롯한 여러 정당들은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군인과 참전 용사들을 대거 후보로 내세웠다.

엘라 팜필로바 중앙선거위원장은 이번 각급 선거에 우크라이나전 참전용사 1668명이 출마했으며, 이 가운데 1586명이 후보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하원 선거에는 참전용사 200명이 출마해 186명이 후보로 등록됐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정치 지형은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하원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 가운데 반전 성향 정치세력의 선거 참여가 크게 제한된 상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선거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과 자신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합러시아당도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강한 선거 승리 의지를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 대표는 지난 6월 전당대회에서 "목표는 오직 하나, 압도적 승리"라고 밝혔고, 푸틴 대통령도 8월 전당대회에서 "선거에서 성공을 기원한다"며 힘을 실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는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촉구하면서, 이번 선거가 국가적 단결과 러시아군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