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4월 북극해서 서방 해저케이블 무력화하는 비밀무기 시험"
로이터 "英·노르웨이·美 공동작전으로 대응…러, 훈련 중 철수"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군이 올해 봄 북극권 스발바르 제도 인근 해역에서 해저 통신케이블을 흔적 없이 무력화할 수 있는 비밀무기를 운용하는 훈련을 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적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방 당국자 2명은 로이터에 러시아 국방부 산하 심해연구총국(GUGI)이 심해 잠수정을 동원해 정교하고 파괴적인 신형 기술 무기를 배치하는 상황을 모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실제로 해저케이블을 훼손하지는 않고 나토와의 충돌 상황에서 해당 기술을 투입하는 과정을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구체적인 신기술 작동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영국과 노르웨이, 미국은 공동 작전을 통해 러시아 함정들을 추적한 뒤 해상에서 대응했으며, 러시아 측은 훈련을 끝내지 못한 채 해당 해역을 떠났다고 당국자들은 밝혔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앞서 지난 4월 북극해에서 러시아의 은밀한 작전을 포착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러시아가 새로운 무기를 시험했다는 사실과 정확한 시험 장소, 미국의 대응 작전 참여 사실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서방 정보당국 일부가 러시아가 유럽에서 파괴공작을 확대하고 나토와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 정보당국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조약 제5조)을 시험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실제 러시아와 나토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해저케이블 파괴가 러시아 작전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저에 놓이거나 해저면 바로 아래에 매설된 광섬유케이블은 굵기가 정원용 호스 정도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인터넷 연결과 금융거래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해저케이블은 제1·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전보와 전화 명령 전달에 이용돼 전략적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
스발바르 제도와 노르웨이 본토를 잇는 길이 약 1400㎞의 해저 광섬유케이블 2개는 수심 최대 2700m 아래에 놓여 있다. 이 케이블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근우주 네트워크 일부인 스발바르 제도의 스발사트(SvalSat) 위성 지상국에서 내려받은 방대한 위성 데이터를 전송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나토 회원국에서 파괴공작을 벌이거나 나토와의 충돌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부인해 왔다.
일부 서방 당국자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이 대체로 고착되면서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등에선 최근 러시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공 침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또 지난달에는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을 겨냥한 드론 공격 시도가 발생했고, 독일은 이에 대응해 본 주재 러시아 영사관과 베를린의 러시아 문화원을 폐쇄했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러시아에 유럽 내 파괴공작 활동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의 비밀 해저 작전을 직접 거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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