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의 할아버지" 노르웨이 하랄 국왕 장례식 애도 물결

유럽 왕실 가족·젤렌스키 대통령 등 참석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 호콘 8세 덴마크 국왕, 프레데리크 10세 덴마크 국왕이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고(故)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의 장례 예배가 끝난 뒤 운구 행렬 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09.09.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럽 최고령 재위 군주였던 '국민 할아버지' 고(故)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의 장례식이 9일(현지시간) 오슬로에서 엄수됐다.

AFP에 따르면, 이날 약 4만 8000명의 시민이 운구 행렬을 지켜보기 위해 거리로 나서 하랄 국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현장에는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 인력 약 3000명이 투입됐다.

붉은 왕실 기로 덮인 하랄 국왕의 관은 시내 중심 대로를 따라 운구됐다. 아들인 호콘 8세 국왕과 왕실 가족, 주요 인사 수십 명이 도보로 뒤를 따랐다.

89세의 고령인 소냐 왕대비와 지난 6월 폐 이식 수술을 받은 메테마리트 왕비는 차를 타고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윌리엄 영국 왕세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스웨덴·덴마크 왕실 일가, 스페인·벨기에·네덜란드 국왕 부부, 일본 후미히토 친왕 부부, 핀란드·독일 대통령, 프랑스·태국 총리 등이 참석했다.

오슬로 루터교 대성당에서 오후 1시 시작된 장례 예배는 전국적인 1분 묵념으로 막을 올렸다. 예배에는 여러 종교 대표가 참석했고, 노르웨이 원주민 사미족 대표는 사미어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추도사에서 "그는 위엄과 소탈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며 "모두가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노르웨이 안의 '우리'를 말했다"고 기렸다.

예배가 끝날 무렵 F-35 전투기 4대가 편대 비행으로 대성당 상공을 지났다.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조기로 내려져 있던 전국의 국기가 다시 게양됐고 교회 종이 한 시간 동안 울렸다.

하랄 국왕의 관은 아케르스후스성 교회로 옮겨져 왕실 가족의 비공개 의식을 거친 뒤 왕실 영묘 지하 묘소의 부모·조부모 곁에 안치됐다.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고(故)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의 관이 대성당으로 운구되고 있다. 2026.09.09. ⓒ AFP=뉴스1

왕궁 앞 광장은 장례식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하랄 국왕의 생전 모습을 담은 그림과 꽃, 촛불로 뒤덮였다.

학생 아르투르 포스헤임은 "그는 겉모습이나 신념과 상관없이 모든 자녀와 손주를 품어주는, 한 가족의 사랑받는 할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며 그는 "그는 포용의 정신과 다문화 노르웨이를 진정으로 구현한 인물이었다"라고 돌아봤다.

회계사 잉에르 엘리세 콜스토는 "그는 우리의 반석이었다"고 말했다.

하랄 국왕 서거 후 실시돼 지난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왕정 지지율은 72%로 5월 조사보다 8%포인트(P) 올랐다. 왕실이 잇단 스캔들에 휘말린 지난 2월에는 60%까지 떨어진 바 있다.

메테마리트 왕비는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과거 인연, 과거 미혼모 신분으로 낳은 아들 마리우스 보르그 회이비의 강간·폭행 유죄 판결 등 문제로 비판을 받아 왔다.

고(故)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의 국장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왕궁 밖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 하랄 국왕의 초상화와 노르웨이 국기, 꽃들이 놓여 있다. 2026.09.08.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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