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으로 얻은 21세 아들 사망…54세母, 22년 전 냉동 배아로 딸 출산

그리스서 시술 허용 최고연령…"더 낳고 싶다, 제한 폐지 촉구"

체외수정(IVF)된 난자 자료사진.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에서 촬영됐다. 2019.6.12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그리스에서 22년 전 냉동 보관했던 배아로 아이를 출산한 50대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사 콘스탄티노스 판토스는 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산모 크리스티나 랍티-첼레피가 2004년 시험관 시술 때 만들어뒀던 배아 중 하나로 딸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판토스에 따르면 랍티-첼레피는 2004년 1차 배아 이식 후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1세였던 아들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랍티-첼레피는 아들의 배아를 만들 당시 함께 생성해 냉동 보관됐던 배아를 이식받고 딸을 출산했다. 랍티-첼레피는 54세로 그리스에서 시험관 시술이 허용되는 최장 연령이라고 AFP는 전했다.

판토스는 랍티-첼레피 부부가 현재 배아 9개를 추가로 냉동 보관하고 있으며 아이를 1명 더 낳길 원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랍티-첼레피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면서도 "오늘 아침 우리 아기를 품에 안는 순간 모든 감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은 두려워해선 안 된다. 과학은 안전하다"며 "수년 동안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부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랍티-첼레피의 남편 콘스탄티노스 랍티스는 가족이 임신과 출산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고 했다.

이어 "아내는 말 그대로 현행법이 정한 연령 제한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그리스의 체외수정 연령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많은 여성은 성숙하고 의식적이며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헤아릴 수 없는 능력과, 어떤 통계로도 온전히 측정할 수 없는 안정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2025년 그리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출생아는 전년 대비 2800명 이상 감소했다. 다만 지난 20년간 40세 이상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증가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