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독일, 사실상 우리에 선전포고…다시 전쟁 원한다"

라이프치히 드론 사건 이후 외교시설 폐쇄 맞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2026.5.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독일을 향해 "다시 전쟁을 원한다"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사실상 러시아에 선전포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국영방송 베스티와 인터뷰에서 독일이 지난달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발생한 드론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데 대해 "대체로 실제 전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베를린의 러시아 문화원 '러시아하우스'를 폐쇄하기로 한 조치를 거론하며 "제2차 세계대전, 대조국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도 독일은 외교공관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다시 전쟁을 원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독일의 군사력 강화 방침도 문제 삼았다. 그는 메르츠 총리가 독일을 다시 유럽 최고의 군사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러한 발언들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르츠 총리를 겨냥해 "그는 사실상 우리에게 선전포고하고 있다"며 러시아 지도부가 이에 대해 "적절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과 러시아의 갈등은 지난달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발견되면서 급격히 악화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일 조사 결과 러시아가 드론 공격 시도의 배후라고 결론 내리고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베를린 러시아하우스를 폐쇄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적자에 대한 입국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독일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맞서고 있다. 독일의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내 독일 문화기관인 괴테인스티투트 지부들도 폐쇄하기로 했다.

라브로프의 이번 발언은 드론·사이버 공격 등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을 둘러싼 러시아와 유럽의 대립이 외교 관계의 직접적인 충돌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자체 방위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왔다. 특히 라이프치히 드론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