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위트코프·쿠슈너 첫 키이우 방문…젤렌스키와 회담(종합)

전날 모스크바서 푸틴과 3시간 넘게 회동…러·우크라 종전 입장차 첨예
공습 우려에 폴란드서 열차로 키이우 이동…英·佛·獨 대표단도 논의 참여할 듯

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키이우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와 재러드 쿠슈너를 직접 맞이하고 있다. 2026.09.06.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특사들은 이날 오후 열차편으로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이동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났다.

특사들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그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최고경영자(CEO) 등과 각각 3시간 넘게 회담한 데 이어 이날 키이우를 찾았다.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중재를 위해 위트코프는 그동안 8차례, 쿠슈너는 3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했으나 이들 모두 우크라이나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 도심의 역사적 명소인 성소피아 대성당 앞 소피아 광장에서 위트코프와 쿠슈너를 맞았다. 두 특사는 이후 대성당 내부를 둘러본 뒤 오후 2시20분께부터 회담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과 미 특사들은 전날 모스크바 회담에서 러시아 측이 제시한 평화안과 우크라이나가 준비한 종전안 등을 두고 치열한 조율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완전한 점령과 친서방 성향의 우크라이나 지도부 교체 및 군사력 제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등을 종전 전제 조건으로 줄기차게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조건은 항복 요구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또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의 확실한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특사들이 도착하기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자국 협상팀과 사전 회의를 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필요하다. 존엄한 전후 평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제안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에게는 평화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으나, 자신의 제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전날 미 특사단의 모스크바 회담에서는 뚜렷한 돌파구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정책 보좌관은 회담이 "실질적이고 건설적이며 매우 솔직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회담과 관련해 "양측은 향후 조치를 위한 실질적인 계획을 논의했으며, 이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료사진) 2025.8.23 ⓒ AFP=뉴스1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크렘린궁에 가까운 소식통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조건에서만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모스크바의 요구도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번 평화협상에서 곧바로 구체적인 타협안이 도출되기보다는 양국 입장 조율을 위한 추가 협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특사단은 앞서 이날 러시아 방문 때 이용한 미 정부 특별기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폴란드 남동부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으로 이동한 뒤 열차로 갈아타고 키이우에 도착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개전 이후 지금까지 민항기에 대한 영공 폐쇄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특사들이 항공편 대신 열차로 우크라이나에 온 것은 러시아의 공습 위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사들이 키이우 소피아 광장에 도착하기에 앞서 "유감스럽게도 러시아는 공격을 통해 특사들이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모든 준비를 마쳤고 공항들도 가동 중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프랑스·독일의 국가안보보좌관들도 이날 키이우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은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이들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논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미 특사들과 회담한 뒤 프랑스·영국·독일 국가안보보좌관들과도 잇달아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