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자금 위해 '포르노 합법화' 검토…"年 340억 기대"

2023년 한해 우크라인 7900명 온리팬스 수입 1800억 육박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우크라이나 의회가 전쟁 재원 확보를 위해 포르노 산업 합법화를 추진한다. 법망을 피해 활동하는 성인 콘텐츠 플랫폼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들에게 연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40억 원)의 세금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 재정위원장인 야로슬라우 젤레즈냐크 의원이 공동 발의한 포르노 합법화 법안은 지난 7월 1차 표결을 통과했고, 조문별 심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젤레즈냐크 의원은 합법화로 연간 최대 2500만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비로 연간 1200억 달러(약 162조 원)가 필요한 우크라이나에는 '새 발의 피' 수준이지만, 드론 3만 대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인 만큼 마냥 작지만은 않다.

여러 유럽 국가와 달리 우크라이나에서는 포르노의 제작·유통·소지가 불법이며, 적발 시 최대 징역 7년 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포르노 산업은 부패 경찰의 비호 아래 음성적으로 유지돼 왔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은 지난 5월 3개 지역 경찰서가 각각 월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포르노 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세금을 징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4년 우크라이나 세무 당국은 자국 내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들에게 미납 세금 징수 통지서를 발부했다. 일부는 수사 당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세무 당국이 온리팬스 모회사 페닉스인터내셔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적 크리에이터 7900명이 2023년 한 해 1억 3100만 달러(약 177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대적 단속 이후 수백 명의 크리에이터가 해외에서 활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남은 이들은 세무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유령 회사와 같은 우회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젤레즈냐크 야당 의원은 "이 여성들은 세금을 내지 않아 형사 기소되거나, 세금을 내고 포르노 법 위반으로 기소되거나 둘 중 하나"라며 "비극인 동시에 희극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 발의에 앞서, 구독자 1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온리팬스 크리에이터인 스비틀라나 드보르니코바는 지난해 6월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포르노 합법화 청원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성실한 납세자'라며, 정부는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범죄자 낙인을 찍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납부한 세금 약 90만 달러(약 12억 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금액으로 군용 신형 픽업트럭 100대, 드론 2000대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원은 일주일 만에 대통령 답변 요건인 2만5000명 서명을 넘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회가 관련 법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