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보안국 본부 첫 타격…젤렌스키 "대칭 보복" 지시
SBU 수장 집무실 겨냥…9명 부상·7명 입원
우크라도 러 본토 드론 공세…소치공항 100편 이상 차질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군 드론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 있는 국가보안국(SBU) 본부를 타격해 최소 9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맞서면서 양국 간 공중전이 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키이우에 공습경보가 발령됐고 약 30분 뒤 도심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러시아 드론은 키이우 도심 셰우첸키우스키구 볼로디미르스카 거리에 있는 SBU 본부를 타격했다. 해당 건물은 성소피아 대성당 맞은편에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드론이 올렉산드르 포클라드 SBU 국장대행의 집무실을 직접 겨냥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이번 러시아 공격에 적절하고 중대하며, 가능하다면 대칭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라고 포클라드 대행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러시아가 키이우 도심의 SBU 본부를 직접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부기관 건물이 직접 공격받아 피해를 본 사례도 드물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수도 키이우에서 460㎞ 이상 떨어진 서부 르비우에서 러시아 드론이 SBU 지역 사무소를 겨냥했으나 격추됐고, 드론 잔해가 사무소 부지에 떨어진 바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보안국 본부 공격은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중대한 확전"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모스크바는 평화 노력이 다시 추진되는 와중에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는 러시아가 실제로 외교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번 공격으로 9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7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본토를 향한 장거리 드론 공세를 이어가며 맞불을 놨다.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 여파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공항 운영이 11시간 이상 제한됐다.
약 90편의 항공기가 예정대로 이착륙하지 못했고 도착 예정 항공편 27편이 취소되는 등 100편 이상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드론 공격으로 소치와 인근 지역의 석유 저장시설 2곳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니아민 콘드라티예프 크라스노다르주 주지사는 석유 저장시설 화재로 소치 지역 주유소의 연료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 중단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본토에 대한 드론 공격을 확대하는 동시에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는 민간 항공사들을 향해서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러시아 영공에서 민간항공기 운항이 위험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미콜라 칼라시니크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후안 카를로스 살라사르 ICAO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가 초래한 긴장 고조 상황에서 러시아 영공을 운항하는 민간 항공기는 특히 높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1일 "민간 항공기를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지만 대규모 드론이 러시아 상공을 뒤덮을 것"이라며 "드론이 들끓는 하늘은 민간 항공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주요 공항 주변에 대한 드론 공세를 강화해 민간 항공 운항에도 지속적인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국가 테러리즘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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