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4일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협상…가격 이견 좁힐까

유럽시장 잃는 러, 中 수출 확대 절실…연 500억㎥ 용량 가스관 건설 추진
러 "조속한 합의 최대한 지원"…中, 러시아 국내 수준으로 가격 인하 요구

러시아 아무르주 소도시 스보보드니 동부 마을 외곽의 아타만스카야에 위치한 '시베리아의 힘-1' 가스관 모습 2019.11.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와 중국이 4일(현지시간) 열릴 러·중 에너지협력 정부간위원회에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사업을 논의한다고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가 밝혔다.

노바크 부총리는 3일 자국 국영방송 '베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내일 중국의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와 양국 간 에너지협력 정부간위원회를 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시베리아의 힘-2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바크 부총리와 딩쉐샹 부총리는 러·중 에너지협력 정부간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1일부터 4일까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참석을 계기로 만난다.

노바크 부총리는 현재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이 사업 추진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양측이 가스관의 잠재적 노선과 가스 공급의 상업적 조건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기업이 가능한 한 빨리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극해 연안의 자국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약 6700㎞의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을 중국 측과 협의해 왔다. 이 가운데 러시아 구간은 약 2700㎞에 달한다.

러시아의 대중국 천연가스 수출을 위한 가스관. 1은 이미 가동 중인 '시베리아의 힘', 2는 예정 중인 '시베리아의 힘-2', 3은 '극동 노선' . (위키피디아 자료 지도 갈무리).2026.09.03 ⓒ 뉴스1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가스프롬은 CNPC와 연 수송용량 500억㎥의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구체적인 사업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프로젝트는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대체 시장 확보가 다급해진 러시아가 가스관 건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러시아산 가스를 추가로 대량 도입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중국은 느긋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스 도입 물량과 가격, 가스관 건설 비용 분담 등에서 러시아의 양보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중국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의 차얀다·코빅타 가스전과 중국을 연결하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2019년 12월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은 당초 연 수송용량 380억㎥로 건설됐으나 이후 러·중 양국이 공급 확대에 합의해 이를 440억㎥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시베리아의 힘-2는 러시아의 대중국 천연가스 수출 능력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자국 천연가스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던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내년 가을까지 단계적으로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대체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에 총력을 쏟고 있다.

중국 측은 이 같은 러시아의 다급한 처지를 이용해 시베리아의 힘-2를 통한 가스 도입 가격을 대폭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의 국내 공급가격과 비슷한 수준인 1000㎥당 약 50달러까지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공급되는 가스 가격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올해 시베리아의 힘을 통한 대중국 공급가격은 1000㎥당 258.8달러로, 이미 가스프롬이 옛 소련권 이외 국가에 적용하는 평균 수출가격인 420.2달러보다 약 39% 낮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