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가 세우타 집단월경 유도" 스페인 경찰 보고서 파장

스페인 총리·모로코 정부는 부인…세우타 지지 시위 잇따라

세우타 시위. 2026.09.02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7월 말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자 무단 월경 사태를 모로코 당국이 사실상 유도했다는 스페인 경찰 보고서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청 산하 국가이민국경센터(CENIF)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우타 사태가 모로코 당국에 의해 의도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모로코 경찰의 대응은 완곡하게 말해도 완전히 방관적이었다"며 "접경에 몰려든 사람들을 분산시키거나 이동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촬영한 위성사진과 월경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국경 주변의 모로코 경찰 병력이 평소보다 훨씬 적었고, 제복 차림의 일부 경찰관이 국경 통과 지점을 안내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CENIF 보고서와 관련해 이날 의회에서 "어떤 기관, 외교 당국, 유럽위원회(EC), 국제기구도 스페인 정부에 모로코가 이번 사태를 계획 또는 실행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공한 곳은 없다. 어떤 증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모로코 당국도 국경 통과를 방치했다는 의혹을 부인해 왔다.

지난 7월 30~31일 모로코에서 이주민 7만여 명이 한꺼번에 해상으로 세우타에 들어오는 사태가 발생했다. 스페인의 국경 통제에 대다수는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약 5000명이 세우타에 아직도 세우타에 남아 있다.

당시 스페인 정부가 모로코와 갈등 관계인 알제리와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자 모로코 정부가 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스페인 영토로의 이민자 집단 월경 사태를 조장·묵인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세우타에서는 스페인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위대는 9월 2일 연례 기념일 '세우타의 날'을 맞아 거리를 행진하며 "세우타는 팔 수 없다. 세우타를 지키자", "유럽이여 도와달라", "침략자들을 추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스페인 본토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빌바오 등의 도시에서도 세우타 주민들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일부 시위대는 친이민 정책을 펼쳐 온 좌파 성향의 산체스 총리에 사퇴를 촉구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2026.09.03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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