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산유국 러시아…카자흐서 자국 원유 정제해 역수입

카자흐, 정제 휘발유·경유 70% 러 공급…러 '2차 연료난' 심화

지난 6월 3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 크림반도의 휴양 도시 옙파토리야의 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6.06.0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타스통신은 카자흐스탄의 한 정유공장이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뒤 생산된 휘발유와 경유를 러시아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를란 아켄제노프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카자흐스탄 정유공장 '콘덴사트'가 러시아산 원유를 정제하고 생산된 석유제품의 70%를 러시아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콘덴사트 운영사의 지분 50%를 러시아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켄제노프 장관은 카자흐스탄 당국이 러시아 에너지부로부터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와 가공해 달라는 공식 요청 서한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협력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없다고 본다"며 "생산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30%는 카자흐스탄에 남기고 나머지는 러시아로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콘덴사트 정유공장은 카자흐스탄 서부 카라차가나크 유·가스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해당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가공해 서카자흐스탄주에 경유와 휘발유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다.

이 정유공장의 정제 능력은 연간 85만톤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은 철도로 러시아에 운송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는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군의 정유시설 공격이 다시 강화된 데다 여름철 자동차·농업용 연료 수요 증가와 일부 지역의 물류 차질까지 겹치면서 제2차 연료 파동이 발생하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러시아 여러 지역에서 휘발유와 경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연료를 판매하는 주유소에서는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에너지 전문매체 인포텍은 연료정보 서비스 '벤조나프트' 자료를 인용해 24일 기준 러시아 주유소 가운데 옥탄가 95의 고급 휘발유 'AI-95'를 판매하는 곳은 전체의 22%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지역별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사정이 가장 나아 전체 주유소의 42%에서 AI-95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었다. 중부 타타르스탄과 서부 오룔주에서는 해당 등급의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 비율이 각각 41%, 36%에 그쳤다.

반면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는 AI-95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전체의 1%에 불과했고, 크림반도 나머지 지역에서도 2%에 그쳤다. 극동 사할린주에서도 판매 주유소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24일 오전 운영 중인 주유소 786곳 가운데 161곳(약 20%)에서만 AI-95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정부는 7월 중순 이후 다소 완화됐던 연료난이 이달 들어 다시 심화하자 기존 공급국인 벨라루스에서 휘발유 수입을 대폭 늘리는 한편 카자흐스탄과 모로코 등에서도 연료를 들여오기 시작했다고 포브스가 전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