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동 위기로 북극항로 매력 커져…남방 항로 대안"

러 외무부 국장 "러 배제한 북극 현안 해결 노력 전망 없어"
한국도 부산~로테르담 북극항로 시범운항 준비 중

러시아 모스크바의 외무부 청사. 2024.04.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중동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극해를 지나는 북극항로가 기존 남방 해상운송로의 대안으로서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블라디슬라프 마슬렌니코프 러시아 외무부 유럽문제국장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마슬렌니코프 국장은 이날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에서 열린 제4회 '북극-지역'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포럼은 북극권 개발과 북극항로, 물류·조선 등을 논의하는 러시아의 정책·산업 행사로, 올해 포럼은 13∼14일 열린다. 러시아 연방·지방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마슬렌니코프 국장은 포럼에서 "지정학적 불안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극항로는 남방 항로의 대안으로 갈수록 매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현재 페르시아만 일대의 상황이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항로를 둘러싼 러시아의 국제협력 확대 노력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인도와 중국과 관련 분야에서 체계적인 협력 체제가 구축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북극항로의 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슬렌니코프 국장은 그러면서 "러시아를 배제한 채 북극의 현안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러시아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국제협력과 북부 지역 개발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북극해 해빙이 줄면서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커져 주목받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간 해상운송로다. 특히 러시아 북극 연안을 따라 이어지는 북동항로는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항로보다 동북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부산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잇는 경우 북극항로의 운항 거리는 약 1만3000㎞로,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약 2만㎞의 기존 항로보다 35%가량 짧다. 이에 따라 운항 시간과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쇄빙 지원과 보험료, 계절별 해빙 상황 등은 실제 운송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이 제한되면서 기존 해상 물류망의 위험과 불확실성이 커져 북극항로 등 대체 운송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량은 전쟁 전 하루 130∼140척 수준에서 최근 한 자릿수∼10여척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북극해와 가장 긴 해안선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도 앞다퉈 북극항로 활용과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달 말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을 시작으로 북극항로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부산에 거점을 둔 선사 팬스타라인닷컴이 27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이달 22일 부산항을 출항해 러시아 북극해를 거쳐 로테르담까지 항해하는 시범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해역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측의 항로 통항 허가와 관련 서비스 이용이 필요한만큼 이와 관련한 거래가 대러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미국 등과 관련 문제를 조율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제재 문제나 러시아 측 승인 모두 22일 출항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