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대기 2배" 여름 극성수기 유럽 국경 몸살…솅겐도 흔들

EU 신규 출입국시스템 따른 승객 대기시간 크게 늘어
세우타 사태로 스페인·이탈리아 국경 심사 부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항공편 일정을 확인하는 이용객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 사진. 2026.06.07 ⓒ AFP=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 국경에서 여름 성수기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출입국시스템(EES)으로 공항 대기 줄이 2배로 늘어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갈등으로 솅겐(유럽 29개국 간 개방형 국경) 체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EU·솅겐 전역에 도입된 EES 여파로 올여름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역내 주요 공항의 대기 시간이 작년보다 2배 길어졌다.

여행 분석업체 큐센서는 7월 프랑크푸르트공항의 최대 대기 시간은 120분으로 작년 같은 기간(60분)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암스테르담공항은 80분→120분, 독일 뮌헨공항은 31분→60분으로 대기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ES 도입에 따라 유럽을 단기 방문하는 비(非)EU 국적자는 최초 입국 시 디지털 심사대를 통해 지문, 얼굴 사진, 개인 정보를 등록하고 출국할 때 재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도 적용 대상이다.

EU는 출입국 관리와 체류 기간 초과자 적발, 범죄 수배자 추적 등 국경 보안 강화를 취지로 EES를 마련했지만, 입국자들이 시스템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기기 오류까지 잇따르며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 지부·유럽항공사연합(A4E)·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EES 전면 도입 이전부터 승객 대기 시간 장기화를 경고하며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음에도 결국 우려가 현실화했다.

유럽 일부 공항은 혼잡 완화를 위해 9월까지 혼잡 시간대 지문 채취를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여름 성수기 일시적인 면제가 EES 운영 전반에 관한 종합적 평가를 막아 추후 또 다른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 국경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운데) 2026.07.31 ⓒ AFP=뉴스1

이런 가운데 7월 말 북아프리카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민 무단 월경 사태로 EU 회원국들 사이 솅겐 국경 관리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세우타 사태를 문제 삼아 스페인에 대한 솅겐 적용을 일시 중단하고 스페인발 제3국 국민에 대한 입국 심사를 도입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에서 들어오는 여행자에 대한 임시 국경 검사 실시로 맞불을 놨다.

독일·이탈리아·스웨덴·폴란드 등 EU 22개국 정상들은 공동 서한을 통해 역외 국경 통제를 강화를 촉구했다. 또 스페인의 불법 이주민 체류자격 인정 추진을 겨냥해 대규모 이주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럽 전문매체 유로뉴스는 "안보 중심의 기조가 EU의 이민 정책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투데이는 국경 강화와 관련해 "안보 측면의 명분은 명확하지만 이를 실제 운영하는 데 따른 부담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