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팬들이 지켜낸 '도비의 무덤'…8000억 해저케이블 우회
英웨일스 해변 촬영지에 조성된 '가상 무덤' 지키려 전화 폭탄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해리 포터' 팬층이 영국과 아일랜드를 잇는 수백만 파운드 규모의 새로운 해저 케이블이 가상 캐릭터인 집요정 '도비'의 무덤을 훼손할 수 있다고 항의한 끝에 케이블 경로를 변경시키는 데 성공했다.
영국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0년 개봉한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에서 도비가 주인공인 해리의 품에서 죽어 묻히는 장면은 영국 웨일스 펨브로크셔의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에서 촬영됐다.
이후 팬들은 "여기 자유로운 도비가 잠들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돌을 놓으며 도비를 기렸다.
하지만 도비의 무덤은 아일랜드와 영국 간 전력 수송을 위한 4억 3000만 파운드(약 8200억 원) 규모의 그린링크 해저 전력 케이블로 위기에 처했다.
팬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린링크 프로젝트 책임자인 사이먼 루들럼은 팟캐스트에서 "정말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며 처음엔 도비가 누군지 몰랐고 '전화 폭탄'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한 "도비는 책에 나오는 허구의 인물이라더라"며 "모든 게 허구인데 대체 무슨 소리인가 했다"고 지적했다.
루들럼은 옆에 있던 동료가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며 새로운 경로를 찾자 팬들도 기뻐했고 "도비도 행복해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청동기 시대 유적에 상당히 가까이 접근하게 됐다"며 "도비의 무덤은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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