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에 러 곡물 수출 차질…아조우해 중단·흑해도 병목
발트해·카스피해 대체 항로 검토…중동·아프리카 공급 불안 우려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해의 러시아 남부 항만 기반시설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이들 항만을 통한 러시아의 곡물 수출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교통부는 아조우해 화물 운송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수출업체들은 발트해와 카스피해를 거치는 대체 항로를 찾고 있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로시이스카야 가제타'에 따르면 현재 아조우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고, 흑해 수출 터미널도 포화 상태이거나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
미하일 말체프 러시아 식용유·유지업계협회 대표는 "아조우해를 통한 수출 화물 운송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선박 소유주들이 피격 위험 때문에 흑해 항만 입항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러시아 남부 돈강 하구와 아조우해를 잇는 아조프·돈 해상운하와 아조우해·흑해를 연결하는 케르치해협의 화물 운송 신청이 지난달 10일 이후 아예 중단됐다고 밝혔다.
아조우해와 흑해 수역의 항만이 러시아 곡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9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드미트리 릴코 러시아 농업시장연구소 소장은 "이 수역을 통해 러시아 곡물 수출의 80% 이상과 해바라기유 수출의 절반 이상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 항로를 통해 밀과 식물성 기름, 기름을 짜고 남은 사료 원료인 유박 등을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로 수출한다.
러시아는 연간 약 4500만∼5000만톤의 밀을 수출하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세계 밀 교역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해마다 70여개국에 밀을 공급한다. 러시아 농업부는 2025∼2026 농업연도 밀 수출량을 5000만톤으로 추산했다.
러시아 곡물수출·생산자연합은 흑해 수출 항로가 완전히 차단되면 3000만∼3500만톤의 러시아산 밀이 공급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세계 밀 교역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합은 이 정도 물량을 다른 생산국들이 신속히 대체하기는 어려워 국제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러시아산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말체프 대표는 수출 차질이 발생하자 식물성 기름 수출업체들이 발트해와 카스피해 항만을 중심으로 대체 항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화물을 자동차를 이용해 이란을 거쳐 오만만 연안 항만까지 운송한 뒤 인도로 보내는 새로운 복합운송 경로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교통부도 지난달 말 아조우해 화물 운송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통부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이 잦아짐에 따라 선박 보호와 운항 동선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대량 화물을 다른 운송수단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 항로만으로 아조우해와 흑해 수역을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북서부 발트해 항만은 대규모 추가 화물을 처리할 여력이 부족한 데다 항만까지 곡물을 옮기는 철도 운송비도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내륙 수로 역시 대대적인 현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문은 러시아 내 곡물 재고가 쌓인 상황에서 새 수확물 반입이 시작되고 수출은 둔화하면서 국내 농산물 가격과 농업 생산자들의 수익성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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