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만삭 여성 아파트 추락사…남편 긴급 체포

지난해 여성 발코니 추락사 297건…경찰은 자살·미제사건으로 처리
여성 단체들 실제로는 가정 폭력 의한 여성 살해로 추정

추락사(뉴스1 DB)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튀르키예 서부에서 만삭의 여성이 아파트 발코니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남편을 긴급 체포해 수사에 착수했다.

3일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35세 여성(임신 8개월)이 지난 2일 밤, 부르사시의 아파트 4층 발코니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여성은 수단 국적자로, 남편과 세 살 딸과 함께 이 아파트에 거주해 왔다.

사건 당시 집에 있었던 37세 남편은 경찰에 “아내가 침실 창문에서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5년 전 수단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고 설명했으며, 평소 자신의 솔벤트(용제) 흡입 습관 때문에 부부싸움이 잦았고, 이날도 다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웃 주민 두 명은 경찰에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남편을 구금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튀르키예는 공식적으로 여성 살해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다. 대신 여성단체들이 언론 보도를 토대로 자료를 집계한다. 여성단체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 215명의 여성이 살해되거나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숨졌다. 지난해에는 남성에 의해 294명이 살해됐고, 발코니 추락 등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297명이 사망했다.

특히 여성단체들은 튀르키예가 2021년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한 이후, 발코니·창문 추락 사망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국은 이를 자살이나 미제 사건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단체들은 상당수가 가정폭력에 따른 여성 살해(페미사이드)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