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정부 개편 후속 인사…우메로우 대외정보국장에 임명

후임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엔 前내무 기용…국방·외무장관은 여전히 공석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회의(NSDC) 서기. 2025.01.14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를 대외정보국장에 임명하고, 후임 서기로 이호르 클리멘코 전 내무장관을 기용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시작한 대규모 정부·군 지휘부 개편의 후속 인사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와 'RBC-우크라이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메로우를 대외정보국장에 임명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우메로우의 후임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에는 클리멘코 전 장관이 기용됐다.

우메로우는 그동안 대통령 직속 안보·국방정책 조정기구인 국가안보국방회의의 서기로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간 3자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끌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자국 대사들과의 회의에서 "우메로우가 외교와 국방, 미국 및 다른 파트너들과의 협상,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대외정보국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우메로우는 2025년 7월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로 임명됐다. 서기 재임 중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미국 및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 수석대표를 맡았다.

이에 앞서 2023년 9월부터 2025년 7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냈다. 국방장관 재임 당시 젤렌스키 정부의 최대 부패 사건으로 평가되는 '에네르고아톰 사건'과 관련해 증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범죄 혐의가 제기되거나 기소되지는 않았다.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의 계약·조달 과정에서 약 1억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리베이트가 오간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부패 사건이다.

사건의 핵심 인물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랜 사업 파트너였던 티무르 민디치가 지목됐으며, 전·현직 고위 관료와 에네르고아톰 관계자들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7명을 기소했다.

우메로우가 이끌 우크라이나 대외정보국은 지난 1월 이후 정식 국장이 공석이었다. 올레흐 루호비 소장이 지난 2월부터 국장 대행을 맡아왔으나, 우메로우 임명과 함께 물러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시작한 개각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는 지난달 16일 세르히 코레츠키 신임 총리를 임명하고 그가 제출한 내각 명단을 승인했지만,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다. 현재 예우헨 흐마라와 안드리 시비하가 각각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정부 개편 과정에서는 개혁 성향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해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져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우와 갈등 관계에 있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경질하며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양보 조처를 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페도로우 복직을 끈질기게 주장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키이우에서는 수천 명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