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러 인사들 아제르바이잔서 비밀회동…우크라戰 논의한 듯
아제르 대통령 "모르는 사이 영토 이용됐지만…종전 도움 되면 환영"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독일과 러시아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이 아제르바이잔에서 비밀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항공기 운항 기록을 통해 전·현직 독일과 러시아 인사들이 이번 달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비밀 회동을 가진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알리예프는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서 총리 실장을 지낸 로날트 포팔라와 마티아스 플라체크 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총리,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빅토르 주브코프 이사회 의장과 발레리 파데예프 러시아 대통령실 인권위원회 의장이 12~14일 바쿠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이나 러시아 어느 쪽에서도 이에 대한 정보를 받은 적이 없다"며 "우리 영토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만약 이번 회동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알리예프의 발언은 앞서 독일 매체의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와 공영방송 ARD는 포팔라와 플라체크가 2024년부터 바쿠에서 주브코프 의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및 유럽연합(EU) 제재 대상 인사 등과 비밀 회동을 이어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자국이 정한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종전이 가능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종전 후 양국 관계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포팔라와 랄프 슈테그너 독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이 주브코프 의장 및 파데예프 의장과 바쿠에서 비밀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독일 측 인사들은 "개인적인 행사"에 참석했다며 회동 사실을 인정했다.
독일과 러시아의 전·현직 관리 간 비밀 회동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를 통해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러시아가 전직 관리들의 인맥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독일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입장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츠 총리는 회동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가스프롬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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