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변국 핵 허용 움직임에 경고…"핀란드·발트국에 대응 조치"

크렘린궁 "안보 강화 아닌 위험 증대"…구체적 조치는 언급 안 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2024.07.0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자국 영토 내 핵무기 배치 금지 해제에 나선 주변 국가들에 대해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핀란드와 리투아니아의 핵무기 배치 허용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논평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런 결정을 내리는 국가들의 기대와 달리 이는 그들의 안보를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위험 수준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그런 국가들에 대해 대응 조치가 취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는 핀란드에서 유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마 발트 국가들도 핀란드를 따라잡기 위해 비슷한 결정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핀란드에 이어 발트국가 리투아니아도 자국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법적 제약을 없애는 절차에 들어갔다.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50명은 지난 3일 "리투아니아 영토에 대량살상무기와 외국 군사기지를 둘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제137조 폐지안을 발의했다.

원내 정당 대표들과 헌법 제137조 삭제에 합의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우리 헌법은 지정학적 상황이 완전히 달랐던 시기에 제정됐다"며 핵무기 금지 조항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리투아니아 헌법은 의회가 3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표결해 각 표결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개정된다.

핀란드 의회도 지난달 자국 내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핀란드 의회는 지난달 17일 1980년부터 이어져 온 핵무기 금지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25표, 반대 61표로 통과시켰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 법안은 핀란드 원자력법의 핵폭발물 수입·생산·보유 금지 조항을 폐지하고, 형법상 핵무기 금지 규정에 예외를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핀란드는 국가 방위를 위해 필요할 경우 자국 영토 내에서 핵무기의 수입, 운용, 공급 및 보유를 허용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와 1300㎞ 이상의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러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웃국 스웨덴과 함께 수십 년간 유지해온 중립국 지위를 포기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2023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