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트럼프 '교역중단' 위협에도 차분…"美 더 득보는 관계"

트럼프 "스페인, 끔찍한 파트너…나토 참여 안 하고 돈도 안 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08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스페인 무역 전면 중단 발언에도 스페인 정부는 미국에 이로운 것이 없는 조치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AFP·로이터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스페인 총리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차분하게 평상시처럼 대응하겠다"며 "우리는 미국과 훌륭한 사회·문화·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를 변화시킬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스페인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 중"이라며 "미국이 우리보다 이 관계에서 더 많은 이득을 얻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은 특정 회원국을 따로 취급할 수 없는 무역 연합체"라며 "EU 집행위원회도 이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적 유대 관계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에 의해 형성된다"며 "미국과 스페인의 양자 관계는 상업 국방 분야 모두에서 양국 모두가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 동맹들에 대한 불만을 재차 쏟아내다가 스페인을 콕 집어 모든 교역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스페인은 나토 내에서 끔찍한 파트너다. 참여도 안 하고 돈도 안 낸다. 스페인과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며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다시 달려오는 걸 보라. 분명히 다시 달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 성향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불법'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대 이란 작전에서 미군의 스페인 군사기지 사용을 불허한 데 따른 뒤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의 국방비가 나토의 새로운 방위비 지출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한참 밑도는 2.1%에 그치고 있다는 점 역시 못마땅하게 여겨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초기인 3월에도 스페인과의 교역 중단을 주장했다. 미국이 스페인의 나토 회원국 자격 정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스페인은 자국이 공급망 다변화 역량을 갖췄다며,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무역 관계에서 상호 존중과 국제법 준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일축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