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벌' 역풍에…'또래 강간' 英10대 2명 항소심서 실형
또래 소녀 성폭행 후 촬영까지…원심 판결은 '재활 명령'
英10대 성폭행범 실형 비율 22%…관대한 소년범 처벌에 공분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영국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온라인에 범행 영상을 유포한 10대 2명이 항소심에서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AFP통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런던 고등법원은 강간 혐의로 기소된 10대 소년 2명에게 청소년 재활 명령을 내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소년 구금형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잉글랜드 남부 소도시 포딩브리지에서 또래 소녀 2명을 성폭행하고, 범행 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가해자들이 ADHD, 불안장애 등을 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3년의 청소년 재활 명령을 내렸다. 당시 1심을 맡은 니콜라스 로랜드 판사는 "이 아이들을 불필요하게 범죄자로 만드는 것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판결은 영국에서 거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피해자들은 "법이 범죄를 인정하면서도 처벌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분노를 표했다. 리처드 허머 법무장관은 판결이 "부당하게 관대한" 처벌일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 항소했다.
카 판사는 원심 판결이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에게 끼친 피해를 "과소평가했다"며, 만약 성인이 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형량이 "10년을 훨씬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 판사는 이어 소년들을 향해 "본 법정은 너희의 형량을 변경해야 하며, 둘 다 구금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며 "너희가 저지른 짓은 너무나 끔찍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 판사는 피고인들의 형량이 재판 전 구금 기간을 반영해 절반이 차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년 1명 역시 당시 가해자들에게 성폭행을 부추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 소년에게 내려진 비구금형 처벌은 그대로 유지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이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믿으며, 이 과정 전반에 걸쳐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준 것에 감사한다"며 "어떤 것도 우리 가족의 고통을 되돌릴 수 없지만, 이번 결과는 정의와 책임 규명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전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10세 미만에게는 형사 책임을 묻지 않고, 10세 이상의 소년범이라도 재판 과정에서 범죄 인지 능력의 존재 여부를 엄격히 따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강간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잉글랜드·웨일스에서는 10~17세 소년범 86건 중 실형으로 이어진 경우는 22%(19건)에 불과했다.
BBC는 이번 결정을 두고 "구금만이 유일한 선택지일 정도로 중대한 범죄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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